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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야구장 부지가 진해?…NC 멘붕 “창원시에 속았다”

통합 창원시가 프로야구 야구장 신축 부지 발표를 30일 강행한다. 후보지역 중 입지 조건이 나쁘고 2016년 3월 완공이 불가능한 진해 육군대학 부지가 최종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에 공약 이행 보증금으로 예치한 100억원을 날리는 것은 물론 장기적 구단 운영도 어려워지는 NC 다이노스는 충격에 빠졌다.

통합 창원시는 29일 청사 소재지 선정을 위한 9인 위원회를 열어 새 시청사와 신축 야구장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야구장 관련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합 창원시는 30일 오전 10시 신축 야구장 부지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채 정치적 논리로만 야구장 부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11년 말 이뤄진 신축 구장 타당성 평가에서는 창원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부지와 마산 종합운동장 부지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타당성 평가에 참여한 전용배 동명대 교수는 “1위와 2위의 점수 차이는 4점 정도로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해 육군대학 부지는 11위에 그쳤다. 300점 만점 평가에서 1·2위와 100점 정도나 차이가 나 사실상 낙제점이었다.

통합 창원시가 진해를 고집하는 이유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시청사, 도청사, 야구장을 나눠갖기 위해서다. 창원이 시청사를, 마산이 도청사를, 진해가 야구장을 나눠갖는 구조다. 전 교수는 “야구장은 공공재 성격도 갖지만 구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오히려 지자체가 원하는 효과를 얻기는 커녕 세금만 낭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해 육군대학 부지는 KBO에 약속한 2016년 3월 완공도 불가능하다. 국방부 소속 땅인데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서 명의·용도 변경에만 2년 이상 걸린다. 진해는 군사도시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변 지역으로부터 접근성이 부족하다. 진해의 인구는 18만여명으로 경제성도 떨어진다.

통합 창원시의 부지 발표 강행 소식에 NC는 충격에 빠졌다. NC 배석현 단장은 “지금까지 파트너로서 통합 창원시의 약속을 믿고 또 믿었다”며 “만약 타당성 평가도, 여론도 좋지 않은 진해로 최종 결정될 경우 프로야구단의 장기적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배 단장은 “끝까지 설득하고 또 설득하겠지만 부부 관계도 마지막에 신뢰가 깨지면 이혼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 또한 신축 구장 부지 선정 강행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BO 류대환 홍보부장은 “단지 한 팀의 문제가 아니라 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다”라며 “리그 전체의 이익을 위해 연고지 이전을 포함한 모든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NC의 바람은 한 가지다. 배 단장은 “밤 사이 지자체분들이 고민을 거듭해서 좋은 쪽으로 결정나길 바란다”고 했다. NC의 다른 한 관계자는 “차라리 의원들의 의견 충돌로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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