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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메모]‘봉타고려’… 막 나간 대만언론

마치 과거 한·일전을 보듯 치열하다.

대만 언론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전을 앞두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관중을 유인했다.

대만 일간지 ‘사과일보’는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1라운드 한국전에 앞서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에게 인쇄물을 하나씩 나눠줬다.

그림에는 유니폼을 입은 대만 선수가 탱크를 몰고 한국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를 깔아뭉개며 손으로 ‘V’를 그리고 있다(사진). 탱크에 깔릴 위기에 놓인 한국 선수의 얼굴은 배추다. 한국 음식의 상징인 김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머리에 태극기로 띠를 두르고 있는 한국 선수 아래로는 야구공과 함께 방망이가 두 동강난 채 떨어져있다.

그림 위로는 ‘봉타고려(棒打高麗)’라고 적혀있다. ‘방망이로 한국을 치자’는 뜻이다. 탱크 앞에는 화살표가 그려져있고 그 안에 ‘왕동경(往東京)’이라고 써 있다. 한국을 누르고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로 가자는 뜻이다.

대만 취재진만 출입하고 있는 인터컨티넨탈구장 기자실 벽에도 이 인쇄물이 떡하니 붙었다.

대만 언론은 결전을 앞둔 대표팀 류중일 감독에게도 날선 질문을 반복했다. 4일 호주전을 마친 류 감독에게 한 대만 기자가 “한국이 부진한 이유가 대만의 음식과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류 감독은 “한국 식당에서 잘 먹고 있다. 대만 날씨도 최근 쌀쌀하기는 했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날씨는 경험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답했다.

5일 대만전을 앞두고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른 대만 기자가 또 같은 질문을 했다. 류 감독은 “어제도 같은 질문을 받아 얘기했지만 음식은 충분히 잘 먹었고 날씨도 괜찮았다. 우리가 네덜란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도 같고, 네덜란드가 좋았기 때문에 우리가 완패했다”고 말했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 개최국으로서 2라운드 진출이라는 희망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한국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1차 목표를 갖고 있다.

대만은 지금까지 한국과 총 30경기를 치르며 13승17패로 밀렸다. 특히 앞선 두 차례 WBC에서는 단 1점도 올리지 못하고 0-2, 0-9로 한국에 모두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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