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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NC, 경남더비 3연전 폭풍전야

감독은 에이스 투입 총력전 선언

선수들은 “지고는 못 살아” 독기

팬들도 총출동 응원 기싸움 응원

“왜 이렇게 관중이 없노. 사람들이 다 꽃구경 갔나. 마산가면 좀 많이 올라나, 마산 가볼까….”

개막 2연전을 사직구장에서 지켜본 부산 시민 원정희씨(36·회사원)는 군데군데 비어있는 사직구장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한편 창원에 사는 임진규씨(33·자영업)는 컴퓨터로 인터넷 예매를 하다가 발을 동동 굴렀다.

“우짜노! 롯데랑 NC랑 경기하는데. 꼭 봐야되는데 표가 와 이리 없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대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 경기인 엘클라시코는 전 세계 축구팬들이 주목하는 라이벌전이다.

야구의 열기가 남부럽지 않은 경남에도 ‘엘클라시코’만큼 관심을 끌 새로운 ‘더비’가 생겼다.

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와 올시즌부터 1군에 진입한 NC가 마산구장에서 맞붙는다. 롯데와 NC는 2일부터 사흘간 ‘경남 라이벌전’을 펼친다.

두 팀의 맞대결은 올시즌 프로야구 흥행과도 연결된다.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경기 전날인 1일에 이미 표가 매진됐다.

마산구장의 총 1만4163석이 인터넷 사전 예매로 모두 팔려 나갔다. 온라인 예매 취소분은 현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라 이변이 없다면 마산구장은 매진을 기록할 전망이다. 롯데와 한화의 개막전이 열린 사직구장은 매진에 실패했지만 마산구장은 ‘경남 라이벌전’ 덕분에 경기 전 좌석 티켓이 성황리에 팔려 나갔다.

NC가 창원을 연고지로 하며 제9구단으로 창단될 때부터 롯데와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전임 장병수 사장을 필두로 롯데는 NC의 올해 1군 진입부터 극렬히 반대했다. 프로야구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고, 전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에 따른 흥행 저조도 이유였다.

기를 쓰고 반대하는 롯데 때문에 창원과 부산에 라이벌 구도가 더 명확해졌다.

일부 롯데팬들은 스토브리그 동안 FA로 김주찬, 홍성흔 등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NC로 마음을 돌렸다. NC는 은근히 롯데를 겨냥한 마케팅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타 구단의 유니폼을 가지고 오면 NC 것으로 바꿔 준다는 이벤트를 벌였다. 창원 지역에 있는 롯데팬을 NC로 흡수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맞대결 성적이다.

양 팀 사령탑도 이 같은 ‘경남 라이벌’전에는 특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시진 감독은 “왜 NC가 우리의 라이벌이냐. 8개 구단 가운데 한 팀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도 말은 아꼈지만 “롯데와 재미있게 붙어보겠다”고 했다.

시범경기에서는 두 차례 맞붙어 모두 NC가 6-3, 2-1로 승리했다. 이긴 NC로서는 자신감을 가졌고, 롯데로서는 자존심이 상했을 법하다.

이번 3연전 첫날의 선발투수에서 두 팀의 필승 의지가 엿보인다. 두 팀 모두 외국인 좌완 에이스 투수를 내세웠다. 롯데는 쉐인 유먼, NC는 아담 윌크를 마운드에 올린다.

김 감독은 유먼을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일찍이 NC전에 대비했다. NC에 좌타자가 많은 데다 지난해 29경기에서 13승7패에 방어율 2.55의 성적을 낸 유먼이 NC와의 첫 경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NC의 아담은 외국인 투수 3인방을 일컫는 ‘A. C. E.’ 중 맨 앞에 선다. 팀의 1선발 투수로 염두에 두고 영입했다.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에서 1패에 방어율 2.92를 기록했다.

아담 외에도 NC는 찰리 쉬렉, 에릭 해커 등 외국인 선발투수를 총출동시킬 예정이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NC가 만만치 않다”고 강조한 롯데 손아섭은 “아무것도 모르고 덤비는 게 오히려 더 무서울 수 있다”며 경계했다.

NC 김태군은 “첫 시즌의 첫 경기이니까 중요함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한 경기가 중요한 만큼 1군 엔트리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벼르고 있다”고 창단 첫 승리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롯데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의 팬 게시판 ‘갈매기 마당’과 NC 공식 홈페이지의 응원 게시판에서도 팬심이 충돌하고 있다.

ID ksyong2003인 롯데팬은 “3루 쪽에 롯데팬들이 얼마나 많이 올지 궁금하다. 잠실구장처럼 꽉 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NC 홈페이지에 글을 남긴 지민우씨는 “2013년 프로야구, 롯데와 한국시리즈에서 한판 붙자”고 두 팀을 응원했다.

롯데팬의 대표적 응원 중 하나인 “마!”에 NC 팬들이 “쫌!”으로 대항하는 모습 등 치열한 응원전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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