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가요계 ‘SLS 마케팅’에 푹 빠졌다

SNS 시대 맞아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각광

싸이 ‘강남 스타일’ 시청앞 공연 145국 생중계

가왕 조용필 ‘헬로’ 쇼케이스 25만건 동시접속

지난 4월23일, 10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조용필(63)은 19집 앨범 <헬로>의 쇼케이스를 네이버 뮤직을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10대 아이돌 그룹에서나 볼 수 있는 파격 행보였다. 1시간여 동안 전 세계로 생중계된 이날 쇼케이스는 25만여 건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했다. 잠실주경기장을 가득 채우고 5차례 공연한 것과 같은 수치다. ‘가왕’ 조용필부터 갓 데뷔한 신인가수까지…, 가요계가 ‘SLS 마케팅’에 푹 빠졌다.

SLS 마케팅이란 ‘소셜 라이브 서비스(Social Live Service)’, 즉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 누구나 방송을 시청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실시간 생중계 플랫폼’을 이용한 마케팅을 말한다.

네이버뮤직을 통해 전세계로 생중계된 조용필 컴백 쇼케이스.

SNS 시대를 맞아 유튜브나 유스트림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TV와 라디오를 넘어 가수들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음반 발매와 동시에 컴백 쇼케이스를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일은 새로운 ‘관례’가 되고 있다. 특정 플랫폼에 자신만의 채널을 만들어 팬들과 직접적으로 스킨십에 나서기도 한다.

싸이(35)는 SLS로 재미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가수다. ‘강남스타일 신화’ 자체가 유튜브란 동영상 플랫폼이 없었으면 탄생하기 힘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SLS를 이용했다.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유스트림’으로 생중계 된 지난해 10월5일 서울시청 앞 공연이 대표적이다. 이날 공연은 무려 145개국에서 160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시청 앞에 실제로 모인 관객이 8만 명이었으니, 싸이는 이날 서울광장 12배 규모의 콘서트장에서 전 세계 팬들을 모아 놓고 공연한 것과 같은 홍보 효과를 거둔 셈이다.

싸이는 ‘젠틀맨’ 무대도 SLS방식을 택했다. 4월13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공연 ‘해프닝’은 유튜브와 네이버에서 실시간 중계되며 1시간 만에 12만 명의 동시 접속자수를 기록하고, 10만 건이 넘는 댓글이 달린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돌 가수들에게 SLS는 더 없이 효과적인 ‘글로벌 홍보 채널’이다. 전 세계 팬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자신들의 음악과 콘텐츠를 홍보하는 일이 더욱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인기그룹 2AM은 지난 3월 정규앨범 발매에 앞서 유스트림을 통해 정규앨범 컴백 쇼케이스를 전 세계에 중계했다. 2AM은 지난해 3월에도 미니앨범 쇼케이스를 유튜브를 통해 41개국에 생중계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 TV대신 인터넷을 컴백무대로 선택한 샤이니의 3집 쇼케이스는 네이버 뮤직 생중계를 통해 1시간 공연에 12만 명의 팬을 불러 모았다.

홍보 기회가 부족한 신인들에게 SLS는 필수에 가깝다. 신인가수의 경우 정식 음반 발매 이전부터 SLS 플랫폼에 공식 채널을 열고, 정기적인 방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팬들과 접점을 늘려나가는 것이 ‘홍보의 ABC’가 됐다.

신인 아이돌 그룹 세븐틴은 정식 데뷔 전부터 유스트림에 공식 채널 ‘세븐틴tv’ 를 개설하고 필리핀, 일본 등 외국 팬들과 소통 중이다. 세븐틴은 특히 시청자들과 함께 트레이닝을 받는 예능형 프로그램을 매주 2회 직접 생방송하며 국내외 팬들에게 인지도를 쌓았다. MBC <스타오디션-위대한탄생> 톱10 출신인 샘 카터가 소속된 루나플라이 역시 유스트림 공식채널에서 해외팬들에게 댓글로 실시간 사연과 신청곡을 받는 방송을 격주로 진행 중이다.

SLS를 이용한 ‘라이브 팬 채팅’은 전 세계 팬과 소통하는 ‘한류 창구’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K팝 영문 뉴스 사이트 ‘올케이팝(allkpop.com)’이 유스트림에서 진행한 걸스데이의 라이브 팬 채팅은 101개국 팬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이 같은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올케이팝은 앞으로도 국내 아이돌 그룹과 함께 라이브 팬 채팅을 정기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 2월 개설된 아리랑TV 유스트림 채널도 한류 팬을 겨냥한 K팝 가수들의 ‘효과 만점’ 홍보 창구다. 특히 에릭남과 한별이 진행하는 ‘애프터 스쿨 클럽’은 다양한 K팝 소식을 전달하고 아이돌 스타를 초대해 전 세계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소병택 유스트림 코리아 본부장은 “지상파 음악방송 시청률이 점점 감소하는 반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다운로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아무런 제약 없이 전 세계 팬들과 만날 수 있는 SLS 마케팅은 가수들에게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으며, 가요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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