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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논란 로이킴 “음악, 참 어렵네요”

가수 로이킴(20·본명 김상우)은 “근래 잠을 이루지 못 하는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때 마침 심한 몸살까지 찾아왔다고 한다. 영양제를 링거로 투여 받으며 며칠을 끙끙 앓았다.

22일 인터뷰를 하러 ‘스포츠경향’을 찾은 로이킴은 “여러 일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더 배우고 더 성장하겠다”고 했다.

케이블 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우승자인 로이킴에겐 그동안 거칠 것이 없었다. 내는 노래 족족 음악 차트에서 인기를 누리며 새로운 스타 출현을 대외로 알렸다.

옛말 ‘호사다마(好事多魔)’가 딱 들어맞는 경우가 이러할까. 승승장구하던 로이킴은 최근 자신의 노래 ‘봄봄봄’으로 홍역을 치렀다. 언더그라운드 가수 ‘어쿠스틱 레인’의 노래 ‘러브 이즈 캐논’과 엇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막 시작한 가수에게 표절 논쟁은 특히 감당하기 힘들다.

“많이 괴로웠습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도 두렵기만 했고요. 주변 분들이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가슴 아팠습니다.”

로이킴은 자신의 노래 ‘봄봄봄’과 비교되는 노래와, 그 가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기타를 들고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지었고, 이를 음표로 담아낸 것이 ‘봄봄봄’이 됐다”고 곡 작업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로이킴이 ‘봄봄봄’ 초반부에서 구사하는 멜로디(‘솔 솔 솔라솔파 미’·이하 다장조 기준)는 음악계에서 매우 보편적인 멜로디 중 하나로 통한다. ‘C-Am-F’로 이어지는 화성 진행 또한 음악 입문자들이 만드는 곡에서 자주 발견되는 코드 흐름이다.

작곡가 ㄱ씨는 이 대목에서 아쉬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표절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ㄱ씨는 “표절이 아니다”는 의견을 냈다. ㄱ씨는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나 같으면 그 흔한 멜로디 라인을 다른 식으로 바꿨을 것”이라며 “예상 가능한 초심자의 실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음악에는 신중한 편이었는데, 결과적으로도 신중해야 된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구사할 수 있는 코드가 많지 않았고, 귀에 듣기에 좋은 음표만을 써내려 간 것이 저의 미숙함이라 할 것입니다.”

해명을 했지만, 표절 논쟁이 사그라들지 않은 것에도 로이킴은 “과제가 많다는 점을 느낀다”며 “앞으로 노래를 대함에 있어 ‘검증’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마냥 좋기만했던 ‘음악’은 이번 소동 끝에 “참 어려운 대상”이 됐다. 어려울 때 응원해준 팬들에게선 “가슴 깊이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 대전 등지에서 열린 첫 단독 콘서트에서 로이킴은 “잠시나마 숨을 쉴 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조지타운대 경영학과에 합격하기 전까지 그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기타 치는 것이 좋았고, 기타를 매고 노래하는 가수들이 특히 좋았다. 그게 <슈퍼스타K4>에 지원서를 내게 된 계기”라고 말했다. 고 김광석, 안치환, 강산에, 윤도현 등을 흠모해왔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처럼 숨가빴던 시기가 없다. 말쑥했던 그는 이른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 엄마가 “내 친구 아들은 공부도 잘하고”라고 말하듯, 모자람이 없는 사람들을 지칭)로 시청자들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TV 출연한 다음 날 바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정갈한 외양을 떠나 쉽게 툭툭 내뱉는 노래와 음색 뒤엔 오래 가는 잔향이 있었다.

예기치 않게 표절 논쟁을 불러낸 정규 1집이지만 음반 전체의 풋풋한 매력을 온전히 배제할 순 없다. 모든 노래를 직접 쓰고자 했다. 작곡가 정치찬 등이 힘을 보태 그의 노래를 매만졌다. 대체로 통기타를 위주로 한 포크 장르다. 블루스, 컨트리, 모던록 등이 때때로 가미된다.

지친 이들을 위해 썼다던 음반 수록곡 ‘이 노랠 들어요’는 흡사 스스로를 달래는 ‘위로가’ 같다. 노래는 ‘친구를 미워할 수도 있고/ 자신이 미워질 수도 있소/ 그대가 흔들린다 느낄 때/ 그때 이 노랠 한번 들어요’하며 찰랑찰랑 흘러간다.

로이킴은 “그 사이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정신없이 달려왔으니 좀 추스르는 시간도 필요한 듯하다”고 말했다. 또 “음악으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믿는다”며 “꼭 그렇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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