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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가을야구 진출 비결은 ‘치맥’?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시즌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6년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추신수가 지난해까지 뛰었던 클리블랜드는 2007년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지만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1년 가을야구에 참가한 이후 13시즌 동안 이번이 2번째 진출이다.

클리블랜드의 막판 상승세가 무서웠다. 마지막 10경기에서 10연승을 거둔 것은 물론 9월에만 21승6패를 거두며 탬파베이와 텍사스의 추격을 따돌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시즌 클리블랜드의 감독이 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은 클리블랜드 선전 비결에 대해 “치맥(치킨과 맥주)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랑코나 감독은 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가을야구 진출을 기뻐하며 “클리블랜드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경기 중에 치킨과 맥주를 먹지 않는다”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른바 ‘치맥’은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낸 프랑코나 감독이 쫓겨나게 된 계기였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제이슨 지암비(25번)가 지난달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9회 2점홈런을 때린 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을 안아올리고 있다. 클리블랜드 | AP연합뉴스

보스턴은 2011시즌 막판 27경기에서 7승20패에 그치며 결국 탬파베이에게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넘겼다. 탬파베이에 한 때 9.5경기나 앞서 있던 보스턴은 시즌 막판 갑자기 팀워크가 무너지며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팀워크 와해의 대표적인 사건이 시즌 직후 지역언론이 밝힌 ‘치맥사건’이다. 보스턴의 주축 선발 투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도중 더그아웃에서 나와 라커룸에서 치킨과 맥주를 먹고, 비디오 게임을 했다는 것이다. 보스턴 팀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결국 프랑코나 감독은 보스턴을 떠났다.

부임 첫 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프랑코나 감독은 “클리블랜드에는 돈 많이 받는 수퍼스타급 선수들은 없지만 모두들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보스턴도 이제 ‘치맥’ 사건에서 벗어났다. 보스턴은 지난 시즌 바비 밸런타인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불화 때문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지만 올시즌 전 투수코치 팻 버렐 감독이 부임하면서 예전의 팀으로 돌아왔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보스턴은 전체 승률에서도 1위를 차지해 5일부터 탬파베이-텍사스전 승자와 클리블랜드가 벌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리팀과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만약 클리블랜드가 올라간다면, 프랑코나 감독은 친정팀을 상대로 ‘치맥대전’을 치르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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