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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프로파일링’ 들여다 보기 ‘착한 아이’는 왜 살인마가 됐을까

‘용인 살인 사건’ ‘구타유발! 시선의 진실’ 등 방송

지난 7월 19세 심모군이 엽기적인 방법으로 17세 소녀를 살해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용인 살인 사건’의 범인은 당시 친구에게 전화해 살인을 생중계 했고,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친구는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

범인은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훼손했다. 태연한 모습으로 자수를 하고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세상은 그를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증 환자)’라고 불렀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감옥에 있는 그를 만나본 결과 그에게서 ‘사이코패스’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다.

MBC는 2일 서울 여의도 MBC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 <프로파일링> 기자시사회를 열었다. <프로파일링>은 사건 정황이나 단서들을 분석하여 용의자 성격과 행동유형, 성별·연령·직업·취향·콤플렉스 등을 추론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활용해 기이한 인물과 사건,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논픽션 프로그램이다.

찬사를 받은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연출자 허태정 PD가 전체 기획을 맡고, <남극의 눈물> 김재영 PD, <아프리카의 눈물> 조연출 민병선 PD, <PD수첩>의 조능희 PD, <MBC 스페셜>의 김상균 PD 등이 의기투합했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프로파일링> 제작진이 2일 서울 여의도MBC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MBC제공

4일 첫 파일럿 방송에서는 범죄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한 ‘살인자의 목소리-용인 살인사건의 진실’, 최근 기업 마케팅 등에 활용되는 빅 데이터 프로파일링을 활용한 ‘강남, 부자일수록 공부를 잘할까?’, 관찰 카메라와 심리실험을 통해 인간 심리를 프로파일링하는 ‘구.타.유.발! 시선의 진실’ 편이 방송된다.

휴대폰으로 시신 사진을 보내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범행을 올린 ‘용인 살인사건’의 범인은 어떤 이일까. 주변 인물들을 만나본 결과 그는 기타리스트를 꿈꿨으며, 힘든 일이 있어도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던 착한 아이였다고 한다. 제작진은 부모와 갈등, 자퇴하게 된 계기, 꿈을 포기하게 된 사연 등 어린 소년이 살인마로 변하게 된 사유를 밝힌다.

허태정 PD는 “사회 현상은 인간의 마음에서 출발한다”며 “<프로파일링>은 인간 마음의 지도를 그리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논픽션 프로그램이 사건 재구성 방식을 따른다면, 이 프로그램은 심리, 행동을 프로파일링해 한발짝 더 들어가 본다”며 “인간 욕망을 들여다보고 자신과 가깝게 해석해 진실에 더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살인자의 목소리-용인 살인사건의 진실’ 편을 연출한 민병선 PD는 “한 범죄자를 ‘사이코패스’ 같은 틀 안에 가두는 것보다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예방할 순 없었는지 등을 파헤치는 것이 진짜 사건을 풀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남, 부자일수록 공부를 잘할까?’를 연출한 김재영 PD는 “심리학, 사회학, 병리학, 과학자들을 만나보니 대중매체가 현상만 좇아가는 것에 갈증이 있더라. 또 다른 진실과 해석이 있고, 대중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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