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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대박 조짐, 왜?

케이블 채널 tvN의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첫 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방송된 1회 ‘서울사람’ 편은 시청률조사기관 AGB 닐슨코리아 미디어 리서치 조사에서 전국기준 평균 시청률 2.6%에 최고시청률 3.8%이었다. 케이블 채널, 위성·IPTV 등 동시간대 유료 채널 프로그램 중 1위다. 전작 격인 같은 채널 프로그램 <응답하라 1997>의 첫 회 시청률 1.2%도 훌쩍 뛰어 넘었다.

<응답하라 1994>는 지난해 1990년대 복고 열풍을 주도한 <응답하라 1997> 시즌2에 해당한다. 전국 팔도에서 서울로 상경한 대학생들이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1994학번 새내기들의 학교 생활을 중심으로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신드롬 등 당시 일어난 사회적 이슈들을 다뤘다.

1·2회에서는 농구선수 이상민의 열혈 팬인 성나정(고아라)과 네 살 많은 오빠 쓰레기(정우 분), 가수 서태지의 열혈 팬인 조윤진(민도희 분) 등 주요 인물이 소개됐다. 고아라, 정우 등 출연진의 실감 나는 사투리 연기와 1990년대 유행했던 음악, 소품, 패션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당시 최고 히트 드라마였던 MBC <마지막 승부>를 보는 모습, 상경한 대학생들의 헐렁한 통바지, 허리에 묶은 셔츠, 목까지 올라오는 티셔츠 등 옷차림으로 1994년을 재현했다.

<응답하라 1994>가 0회 예고편 등을 이슈화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1994년 농구라는 특정한 소재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재현한 점이 흥행요인으로 꼽힌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농구 활황기인 1994년 당시 대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의 화려하고 행복했던 한 때를 떠올리는 소재로 적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가 요즘에는 뜸한 것도 <응답하라 1994>가 갖는 차별적 인기요소”라고 말했다.

1990년대 학번이 방송국 최일선에서 뛰는 데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뤄 현실성 있는 묘사가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원호 PD는 94년을 드라마 배경으로 삼은 이유로 “스무 살이다 보니 감수성이 뛰어날 때 들었던 노래들이, 일들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 같다. ‘내게도 저런 시간이 있었어’하는 잠깐의 회상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94학번인 나영석 PD는 지난 19일 방송에서 카메오로 나와 하숙집에서 1박2일 만에 쫓겨나는 대학생 새내기로 그려졌다. 그는 KBS2 <해피선데이-1박2일>을, tvN에선 <꽃보다 할배>를 히트시켰다.

향수를 자극하는 것 외에도 퍼즐을 맞추듯 줄거리를 추리해나가는 재미를 넣은 것도 흥행요소로 꼽힌다. 첫 방송은 2013년 현재 30대인 성나정이 조윤진과 나정의 결혼식 당시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1994년으로 돌아갔다. 나정의 나레이션에서 “이들 중(남자 주인공 5명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바로) 중 내 남편이 있다”고 말해 시청자 궁금증을 자극했다. 친남매인 줄 알았던 성나정과 쓰레기가 2회에서 친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극 전개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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