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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광저우, “서울 준우승 축하” 두 번 죽이다

9일 아시아 정상이 결정된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 FC 서울 선수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두 차례 비기고도 우승컵을 내줘야 하는 사실이 못내 서러웠다.

이날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광저우와 1-1로 비겨 1, 2차전 합계 3-3이 됐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우승을 뺏기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26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긴 게 뼈아팠다.

서울 최용수 감독이 9일 중국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FC서울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경기에서 1대1로 비겨 우승을 놓친 뒤 고개를 숙인채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광저우/연합뉴스

잠시 뒤 경기장 전광판에 뜬 문구는 서울을 더욱 서럽게 만들었다. 광저우는 “서울의 준우승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중문과 국문으로 동시에 게재했다. 우승을 결정짓는 승부에서 준우승은 거론하지 않는 게 관례다. 더욱이 광저우는 은근한 도발과 텃세로 서울을 자극해왔기에 준우승을 위로하는 문구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2차전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에 ‘광저우가 3-0으로 승리한다’는 내용의 수학 문제를 올려놨던 게 대표적이다.

전날 마무리 훈련에도 극심한 텃세에 몸살을 앓았던 터. 훈련하는 선수들의 눈으로 향하는 레이저 공격과 욕설, 숙소로 떠나는 선수단 버스를 붙잡고 가둬놓는 등 극심한 행패에 시달렸던 서울 선수들은 억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광저우 수비수 김영권은 우승에도 불구하고 마음껏 웃지 못했다. 김영권은 “서울이 정말 잘했는데…”라며 위로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결승전이 단판 승부였다면 우리가 유리했을 것”이라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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