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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필, 아들과의 꿈위해 코치직 사양한 사연

프로야구 SK 투수 최영필(39)이 작지만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한 번 험한 도전에 나선다. 최영필의 꿈은 아들 최종현(17·제물포고)과 함께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현역 선수로 함께 뛰게 된다면 한국 프로야구 첫 번째 일이 된다. 최영필은 이를 위해 구단의 코치 제의를 사양하고 거친 현실로 다시 한 번 나섰다.

최영필 스포츠경향DB

최영필은 시즌이 끝난 뒤 SK로부터 코치직을 제의받았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 위해 방출을 택했고, 이제 새 구단을 알아봐야 한다. 최영필은 30일 최종 결정될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투수로 뛰고 있는 최영필의 아들 종현은 내년이면 제물포고 3학년이 된다. 최영필이 한 시즌을 더 뛰면서 가능성을 확인해 1년 더 연장하고, 종현이가 고교 졸업과 함께 프로야구 구단의 지명을 받게 되면 2015시즌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다.

최영필은 올시즌 승패없이 1세이브, 3홀드, 방어율 6.23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가 갑자기 무너졌을 때 그 뒤를 바로 이어던지는 롱맨 대기 역할을 묵묵히 수행했다. 5월19일 롯데전에서 SK가 2-2 동점이던 7회 진해수로부터 시작된 불펜이 갑자기 무너지며 패한 경기에 등판한 뒤 곧장 2군행을 지시받았다. 당시 SK는 진해수-전유수-최영필-윤길현 등이 일제히 무너지면서 7회초에만 6점을 내줬다. 그날 이후 2군행이 길어졌다.

최영필의 도전은 녹록지 않다. 이미 지난 2010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미아가 되는 바람에 1년을 미국, 멕시코, 일본을 떠돌며 고생한 적이 있다. 이번 코치직 제의 사양 또한 그 고생과 어려움을 모두 각오한 도전이다. 자신의 어려움보다는 아들과 함께 이룰 꿈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다.

최영필은 “SK의 코치 제의는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후배들을 자주 가르쳤기 때문에 코치도 정말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렇지만 지난시즌 후반 2군에 머물면서 몸이 오히려 더 좋아졌다. 포크볼을 비롯해 공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 아들과 함께 뛰는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최영필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기회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열심히 기회를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필은 FA 미아에서 돌아온 2012시즌 SK에서 시즌 중반 쏠쏠한 역할을 하며 2승1패 5세이브, 방어율 4.58을 기록했다. 워낙 제구가 빼어난 투수여서 당시 53이닝 동안 볼넷을 10개만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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