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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송일수 감독 취임 “김성근 감독이 롤모델… 매일 이기는 야구할것”

“한국에서는 김성근 감독님이 롤모델이다.” 두산의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송일수 감독(63·사진)은 차분하면서도 분명하게 자신의 야구색깔을 드러냈다. 송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2군에서는 선수 육성을 기본으로 한 야구를 했지만 1군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매일 이기는 야구를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송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면서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 송일수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질문에는 모두 일본어로 대답했다. 서툰 한국어로 대답하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일본말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일본 교토 출신 송 감독은 주활약무대가 일본이었다. 한국에서는 삼성 소속으로 3년 뛴 것이 전부다. 은퇴 후에도 일본에서 코치와 스카우트로 활약하다 2013시즌을 앞두고 두산 2군 감독으로 선임됐다.

송 감독은 “부모님이 다 한국인이니 한국 정서와 문화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 있을 때도 한국에 많이 다녀갔다. 문화 차이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송 감독이 우선 꼽은 키워드는 ‘수비’였다. 송 감독은 “투수진을 포함해 수비를 강조, 실점을 줄이는 야구를 하려 한다”며 “선수들에게는 두산 팬들이 좋아할 만한 허슬플레이를 하라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김성근, 일본에서는 고 니시모토 유키오 감독님을 존경한다. 솔선수범의 야구를 배웠고, 그렇게 하고 싶다. 느슨한, 방심하는 플레이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송 감독과의 일문일답.

▲ 부모님 한국인… 문화차 없어
베테랑은 언젠간 떠나기 마련, 남은 선수들 힘 낼거라 믿어
마무리 이용찬으로 약점 보완… 코치진 그대로, 보직변동만

-감독이 된 소감과 각오는?

“감독직을 수락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힘든 결정이었다. 전임 김진욱 감독이 고생을 많이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일본인으로 처음 감독이 됐는데 코치, 선수들과 함께 올시즌처럼 한국시리즈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두산의 약점은?

“두산은 약점이 적은 편이다. 주루와 수비가 좋다. 굳이 약점을 꼽자면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와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것이다.”

-두산의 내년 시즌 마무리 투수에 대한 생각은?

“지금은 이용찬을 마무리로 쓰려고 준비하고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외국인 투수까지 포함해 새로운 투수를 발굴할 생각이다.”

-투수와 장타력, 주루 플레이 중 어디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는가?

“투수들을 포함해 수비를 강조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 타격은 기복이 있으니 수비를 끌어올려 실점을 줄이는 야구를 하고 싶다.”

-전임 김진욱 감독이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이유로 물러났는데 이에 대한 방안은?

“우연한 승리는 있어도 우연한 패배는 없다. 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시리즈 때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

-투수들을 포함한 수비야구를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투수진으로 그런 야구할 수 있을까?

“우리 투수들이 약하다는 생각은 안 한다. 타격이 워낙 좋아서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약해보인 것뿐이다. 올시즌 많이 던지면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이 팀을 떠났다. 1군 감독이 처음인데 이런 게 영향을 미칠까?

“베테랑들은 언젠가는 떠나기 마련이다. 이들의 빈자리를 나머지 선수들이 채워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남은 선수들이 힘을 낼 것이라고 생각해 기대가 크다. 선수들을 이끌고 분위기를 잡을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다. 1군 감독이 처음이지만 누구나 다 처음부터 시작하니 불안하지는 않다.”

-코치진 인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는?

“지금 있는 사람들 그대로 간다. 다만 보직 변동은 있을 것이다. 트레이드는 내가 구단에 요청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구단에서 판단해 보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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