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미세먼지 공포… 황사용품 불티

중금속 함유 유해성분 많아

마스크·망토·공기 청정기 등

온·오프 판매 급격히 늘어

봄에 주로 팔리던 황사 대비 용품이 한겨울인 12월에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악명을 떨치는 ‘미세먼지’ 탓이다.

서울지역에 사상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5일 오후 마스크를 쓴 일본인 관광객이 서울 태평로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 영향으로 한반도에 ‘뿌연 하늘’이 계속되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지역에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겨울철 스모그는 봄철 황사보다 독성이 강한 중금속 등을 실어 나른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관련 위생용품 등의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코세정기

이날 오후 2시 서울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163㎍/㎥까지 치솟았다. 이는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자는 물론 일반인도 장기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위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황사대비용품 쇼핑에 나섰고, 대형 마트는 부랴부랴 매대를 늘리고 물건을 확보 중이다. 이마트는 이달 들어 ‘황사마스크’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6.1% 증가했다고 밝혔다. 방진용 마스크 매출 역시 156.6% 상승했다. 미세먼지 흡입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싸이클론 청소기’는 지난달부터 3일까지 5배 이상 판매가 급증했고, 공기 청정기 매출 역시 60.6% 뛰었다.

황사망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이디어 황사대비용품이 눈에 띄고 있다. G마켓에는 코 안쪽에 착용 하는 삽입형 ‘코마스크’, 유아용 ‘황사망토’, 이동이 간편한 목걸이형 공기 청정기도 등장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의 매출도 늘어 11번가의 경우 최근 한 달(11월1일~12월3일)간 유모차 덮개 판매량은 85%, 코세정기는 38%, 에어워셔는 110% 증가했다. 11번가 권지예 홍보 매니저는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같은 전자제품류의 판매가 급증했다”며 “사무실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하는 미니 가습기와,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코 세정기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 품목”이라고 말했다.

에어워셔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입자가 작은 먼지라 호흡기의 말단까지 들어갈 확률이 높다. 현재 한반도를 뒤덮고 있는 미세먼지는 중금속 함량이 높다. 큰 먼지는 코 호흡기 상부나 기관지에서 걸러지는 반면 미세먼지는 모세기관지와 폐포까지 들어가 폐에 문제를 일으키고 미세입자 종류에 따라 발암물질이 쌓일 수도 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관뿐 아니라 점막에도 잘 달라붙어 피부가 따갑거나 눈이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호흡기가 약한 소아, 노약자, 알레르기 환자, 만성 폐질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기관지염과 폐렴 등에 걸릴 위험이 높다. 또 미세먼지 노출과 심혈관계질환 발병률은 상관관계가 높다는 의학계의 발표도 있다.

유모차 커버

WE클리닉 조애경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미세먼지 해법으로 ▲피하기 ▲바로 없애기 ▲개인 면역력 증강을 제안했다. 조원장은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양치, 세수, 손 씻기는 물론 샤워를 하고 입은 옷의 먼지를 먼지떨이개로 떨어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그는 “숙면을 취하고 규칙적 운동과 양질의 음식을 먹으라”며 “미세먼지가 있는 날은 물을 많이 마셔 해독을 시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환경부 관계자는 “장시간 외출 시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에서 동네별 실시간 오염도를 확인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유정아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는 “비나 바람과 같은 큰 기상 변화가 없어 중국에서 넘어온 오염물질이 우리나라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물고 있다”며 “대기가 정체될 경우 지역에 따라 미세먼지의 농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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