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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은 어떻게 시청률 1위 탈환했나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 3가 2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르며 일요 예능 왕좌에 올랐다. 지난 8일 방송된 <1박2일>은 시청률 15.8%(닐슨 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13.2%)을 따돌렸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12.6%로 지난 주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며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출연자와 제작진 교체까지 단행하며 쇄신 의지를 보인 <1박2일>과 다른 프로그램의 희비곡선이 교차하고 있다.

KBS는 10월 가을 개편을 맞아 <개그콘서트>의 책임프로듀서였던 서수민 PD를 <해피선데이> 총괄팀장으로 발탁했다. 나영석 PD와 함께 <1박2일> 시즌1 전성기를 이끌었던 유호진 PD에게는 연출을 맡겼다. 박중민 <해피선데이> 책임프로듀서는 “서 팀장은 순발력이 뛰어나고 투지가 넘친다”며 “오랜 시간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터득한 노하우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호진 PD는 “배우 김주혁, 가수 정준영 등 새로운 멤버의 투입,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연출할 수 있는 세밀한 묘사를 통해 이전 시즌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박2일

<1박2일> 시즌3는 제작진과 출연자 사이의 밀고 당기기, 야생 체험과 잠자리 복불복을 보여줘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씨는 “게임을 통한 관계 맺기, 출연자들이 서로 고생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시즌1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8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강원도 인제 산꼭대기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앞에서 야생생활에 필요한 덕목 테스트를 받았다. 제작진은 식사, 실내취침을 내걸고 삽질과 양동이로 물 퍼오기, 냉수 등목, 제자리 멀리뛰기 등의 게임을 시켰다. 차태현은 “PD님 유학 다녀오셨어요?”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유호진 PD가 2008년 시즌1 합류 당시 출연자들의 몰래카메라에 속았던 일을 기억하고 농담을 건넨 것이다.

한때 1위까지 올랐던 MBC <진짜 사나이>는 추락하고 있다. 먹방(먹는 방송)도 서서히 싫증이 나고, 애국심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교석씨는 “군대에서의 인간 관계는 방송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며 “설득력 떨어지는 군대 미화와 먹방만으로는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도에 이어 NLL(북방한계선) 항해 등이 이어지자 예능의 재미는 줄어들고, 군홍보영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BS <런닝맨>은 술래잡기를 기본 콘셉트로 한 게임에 매회 다른 규칙을 적용하고,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6월에는 MBC와 KBS의 노조 파업으로 인해 시청률이 오르는 ‘특수’도 누렸다. 당시 MBC <무한도전>은 장기 결방됐고,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1박2일>은 멤버와 연출자가 교체되는 등 어수선한 시기였다. 하지만 게임의 규칙이 단순해지면서 초창기 재기발랄함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시청자들도 이제는 반복되는 게임의 패턴에 지루해질 때가 됐다”며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동시간대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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