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 ‘기황후’ 하지원 대상·주진모 최우수상
‘오로라공주’ ‘백년의 유산’ 등 막장극 배우들 상 휩쓸어
막장 드라마·작품성·역사왜곡 논란도 소용없었다. 올 한 해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이 연말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부터 신인상까지 상을 휩쓸었다.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MBC에서는 <2013 MBC 연기대상>(이하 연기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총 25개의 상 중 13개의 상을 <오로라 공주> <백년의 유산> <기황후> 출연진들이 가져갔다. 이날 대상은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송 전부터 문제가 된 <기황후>의 여주인공 하지원이 수상했다.
하지원은 대상과 함께 ‘방송 3사 드라마 PD가 뽑은 올해의 연기자상’과 ‘인기상’ 등 총 3개의 상을 받았다. 남자주인공 주진모의 특별기획부문 ‘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기황후> 출연·제작진은 총 7개의 상을 가져갔다.
심지어 극의 내용이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MBC는 장영철·정경순 작가에게 ‘올해의 작가상’을 수여했다. <기황후>는 방송 전부터 새어머니를 겁탈하고 사치와 향락을 일삼은 폭군인 고려 충혜왕과 원나라 혜종의 황비가 된 이후 고려에 내정 간섭을 하며 악행을 저지른 인물인 기황후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방송을 강행했다.
배우 12명이 드라마에서 도중 하차하고 “암세포도 생명이니 죽이면 안 된다”는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오로라 공주>도 3관왕에 올랐다. 오로라 역으로 나온 배우 전소민은 여자 신인 연기상을, 황마마 역으로 나온 오창석은 남자 신인 연기상을 받았다.
시어머니가 아들과 며느리를 이혼시키기 위해 며느리를 납치해 정신병원에 가두는 설정 등으로 막장 드라마라 비판받은 <백년의 유산>은 올해의 드라마로 선정됐다. 백년의 유산을 쓴 구현숙 작가는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배우 박원숙은 ‘공로상’, 이정진은 연속극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막장 드라마 ‘상 잔치’가 벌어지는 동안 정작 대상후보로 거론된 배우들은 시상식에 불참했다.
이날 대상후보로 거론된 고현정, 권상우, 이준기, 정려원 등 20여 명의 배우 중 절반인 10명만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방송 후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수상자 선정에 대해 비판이 일었다.
MBC <오로라 공주> 시청자 게시판에 주완옥씨는 “어제 수상자들을 보면서 씁쓸했다. 연기파 배우들을 무시한 채 그저 시청률을 올린 주역들만 (상을) 가져갔다”는 글을 올렸다.
<기황후> 시청자 게시판에 강보화씨는 “하지원을 좋아하지만 역사왜곡을 해도 시청률만 잘 나오면 끝인가”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