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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제품? ‘인민에어’가 뭐야?

오픈마켓 11번가가 지난해 말 2013년 가장 많이 팔린 디지털 제품으로 ‘인민에어’를 꼽으면서 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민에어’는 국내 중소 PC제조업체인 한성컴퓨터가 판매하는 울트라북이다. 정식 명칭은 ‘포스리콘 U33X 1357’(인민에어 1)과 ‘포스리콘 U34X 2350’(인민에어 2)으로 중국에서 반제품을 들여와 판매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컴퓨터를 좀 아는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다.

인민에어
맥북에어

제품에 ‘인민에어’란 희한한 별명이 붙은 것은 그 생김새 때문. 이름에서 연상되듯 이 제품은 애플의 ‘맥북에어’를 빼닮았다. 물론 자세히 보면 다르지만 언뜻 봐서는 알루미늄 몸체에 슬림한 디자인 등 어느 각도에서 봐도 ‘맥북에어’ 판박이다. 외형상 맥북에어와의 차이는 애플의 로고인 ‘사과’ 대신 그 자리에 별이 하나 박혀 있다는 점. 공산권 국가의 국기에 별이 많이 등장하는 점에 착안해 누군가가 붙인 기발한 별명이 ‘인민에어’다. 또 비교적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다는 의미로) ‘인민에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인민에어’는 두께도 맥북에어와 똑같은 18㎜이며, 1.39㎏ 가벼운 무게에 최신 인텔 하스웰 프로세서, 4GB 메모리에 120GB 용량의 SSD까지 성능과 휴대성을 겸비하면서도 일반 울트라북의 절반 수준인 60만원대 후반이면 구입할 수 있다. 디자인은 같으나 좀 더 성능이 낮은 CPU를 탑재해 4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제품은 ‘빈민에어’로 불린다. 기발한 ‘작명센스’에 감탄이 절로 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 제품에는 운영체제(OS)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은 ‘인민에어’를 구입할 때 유의해야 한다. 제품을 구입하면 추가비용을 들여 MS 윈도를 설치하거나, 무료운영체제인 리눅스를 직접 깔아야 한다.

하지만 이 정도는 성능 대비 낮은 가격에 비하면 전혀 장애가 아니다. 특히 별표 위에 애플의 사과로고를 붙이기만 하면 정말 ‘맥북에어’처럼 보이는 것은 이 제품의 큰 인기비결 중 하나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는 애플 제품에 들어 있는 사과 스티커를 붙이거나, 아예 맥북에어 정품 케이스를 씌워 사용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터치패드 성능만 빼면 가격대비 대만족” 등의 사용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민에어

그러면 ‘인민에어’ 시리즈는 얼마나 많이 팔렸을까. 한성컴퓨터가 정확한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해 인민에어가 11번가에서만 70억원어치 팔렸다”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70억원이면 대략 1만대로, 11번가 이외에 다른 판매경로를 더하면 상당한 판매량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한성컴퓨터 측은 “금시초문이다. 그 정도가 팔렸으면 우리 같은 규모의 회사로서는 엄청난 것인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고 부인하면서도 정확한 판매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제품을 만든 곳이 중국업체라지만 맥북에어의 카피제품이란 눈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한성컴퓨터 측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한성컴퓨터 관계자는 “알루미늄 보디를 택하다 보니 디자인이 비슷할 뿐 맥북에어와는 다른 제품이다”라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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