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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없는 월드컵’ 쌍용 역할 커졌다

한국 축구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박지성(33·에인트호번) 없이 치르게 됐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박지성의 경험과 상품성 없는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4일 박지성과 독일에서 뛰는 대표 선수들을 만나고 돌아온 자리에서 “오랜 시간 박지성의 입장과 우리 대표팀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결론은 박지성이 브라질월드컵에 선수로 참가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 감독의 공식 선언으로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향후 과제가 만만치 않다. 홍 감독이 지난 2011년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을 다시 부르려 한 이유는 분명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홍 감독 스스로가 잘 알기 때문이다. 홍 감독이 박지성의 복귀 불가를 밝힌 자리에서도 “월드컵이 되면 세계 어느 나라도 노장들이 복귀하곤 한다. 월드컵은 일반적인 축구와 다르다”면서 “나도 많은 나이에 월드컵을 경험했고, 안정감 줄 수 있는 선수의 존재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독일-네덜란드 출장을 마치고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8일 출국한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22 레버쿠젠), 구자철(25 마인츠) 등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네덜란드에서 활약중인 박지성(33 에인트호벤)을 만났다. /인천공항|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002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3연속 월드컵 본선을 누비며 매 대회마다 골을 넣은 박지성의 경험과 큰 경기에 힘을 발휘한 강점은 홍 감독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카드였다. 더욱이 현 대표팀은 평균 연령대가 앞선 월드컵보다 더 낮아져(평균 24.8세) 경험 부족이 취약점으로 떠올랐다.

박지성만한 카드가 없기에 홍 감독은 그야말로 ‘플랜 B’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기존 선수들을 믿고 그 안에서 만들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 대표 선수들을 더 단단히 묶어내 팀 조직력으로 경험 부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월드컵 본선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이청용(26·볼턴) 등 중견급 선수들이 나눠 맡아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험과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갖춘 박지성의 부재를 최소화하려는 팀 전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축구협회도 박지성의 부재가 악재이긴 마찬가지다. 협회는 내심 홍 감독이 이번 박지성과의 면담에서 대표팀 복귀가 이뤄지길 기대했다. 대표팀의 경기력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흥행 문제까지 걱정한 것이다. 슈퍼스타 박지성이 있는 대표팀과 없는 대표팀에 대한 일반 팬들의 관심도가 분명히 다르다. 박지성이 없다면 협회는 재정적으로도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된다. 박지성의 존재 유무에 따라 스폰서와 방송 중계권료 등의 수입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흥행과 수입을 담보할 수 있는 박지성의 상품성을 대신할 만한 카드가 없기에 협회는 대표팀의 가치를 높일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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