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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에 양다리…네덜란드 빙속 ‘너무합니다’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요린 테르모르스(25·사진)는 17일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500m 경기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1분53초5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테르모르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안나 프리징어(37·독일)가 세운 1분54초02의 종전 기록을 0.51초 앞당겼다.

테르모르스는 전날 쇼트트랙 1500m 경기를 마친 뒤 바로 다음날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여자 선수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모두 출전한 것은 테르모르스가 처음이다. 남자 선수 중에서도 한 대회 2종목에 모두 나선 선수는 2010 밴쿠버올림픽 때 하랄드 실로프(28·라트비아)뿐이다. 쇼트트랙 1500m에서 4위, 500m에서 6위를 차지한 테르모르스는 18일 열리는 쇼트트랙 여자 1000m에도 나설 예정이라 2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날 네덜란드는 여자 1500m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휩쓸었다. 앞서 열린 3000m와 1000m에서 금·은을 차지한 이레너 뷔스트(28)가 1분54초09로 2위에 올랐고, 하를로터 판베이크가 1분54초54로 뒤를 이었다. 뿐만 아니라 4위 자리도 1분56초40을 기록한 네덜란드의 마릿 레인스트라(25)에게 돌아갔다. 이제까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한 나라가 1~4위를 모두 차지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가 17일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전날 쇼트트랙 경기도 뛴 테르모르스는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소치 | AP연합뉴스

네덜란드가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독식한 종목은 벌써 3번째다. 네덜란드는 앞서 열린 남자 5000m와 500m에서도 금·은·동메달을 휩쓸어 최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 나라가 3차례나 시상대를 독차지한 사례는 동계올림픽 90년 역사를 통틀어 이번 대회 네덜란드가 유일하다.

네덜란드는 지금까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8개 종목, 24개 메달 중에서 16개(금 5·은 5·동 6)를 휩쓸어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동독 대표팀이 획득한 메달 13개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네덜란드는 1960년 스쿼밸리 대회 때 옛 소련이 기록한 최다 금메달 기록(6개)도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다. 장거리 최강자 스벤 크라머르(28)가 출격을 기다리는 남자 1만m 등 4개 종목이 남아 있어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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