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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발탁한 홍명보 "30인 엔트리 선정 고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45)이 마침내 박주영(29·왓퍼드)을 호출했다.

홍 감독은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다음달 6일 그리스와의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대표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박주영을 포함했다. 홍명보호가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박주영이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유럽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포함된 정예 멤버에 박주영이 포함되면서 월드컵 본선까지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박주영이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 것은 2013년 2월6일 영국 런던에서 치러진 크로아티아전이 마지막이다. 홍 감독의 박주영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지만 그동안 대표팀에 선발하지 못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는다”는 스스로 천명한 원칙 때문이었다. 이에 박주영은 겨울 이적시장 마지막날 잉글랜드 2부리그 왓퍼드로 이적해 대표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박주영은 왓퍼드에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문제가 됐다.

홍명보 감독이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그리스 평가전에 출전할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관심을 모았던 박주영(왓포드FC)을 비롯해 차두리(FC서울) 등 24명의 선수가 포함됐다. 사진|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홍 감독은 고심했지만 결국 선발했다. 그는 “박주영의 발탁은 그동안 대표선수 선발 기준과 다른 결정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경기가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경기에 못나가지만 컨디션 등은 크게 문제 없다고 봤다.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지금 당장 말할 수 없지만 대표팀에 대한 의지는 어떤 선수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박주영의 상태를 직접 점검하고 기존 대표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전격 발탁했다. 박주영은 김신욱(울산), 이근호(상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과 원톱 주전 공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게 됐다.

박주영과 베테랑 차두리(서울)의 발탁 외에도 최근 카타르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남태희(레퀴야)의 복귀도 눈길을 끈다. 고요한(서울)·이승기(전북) 등을 제치고 선발된 남태희의 합류로 미드필더는 모두 해외파들이 차지했다. K리거들이 주축이 된 지난 1월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서 살아남은 선수는 8명 밖에 되지 않는다. 주전 수문장을 다투는 김승규(울산)·정성룡(수원)의 뒤를 받치는 제3의 골키퍼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모처럼 다시 뽑혔다.

홍 감독은 이번에 뽑힌 선수들의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에 대해 “지금부터는 30명을 두고 고민할 시기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 어떤 선수든 리그가 시작한 뒤 보여주는 경기력이 5월의 선수 선발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최종 엔트리 23명 선정에 앞서 5월14일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하는 예비 엔트리 30명 선정이 우선이라고 했다. 본선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부상 등을 감안해 뽑는 30명의 예비 엔트리 선발부터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다. 이번에 뽑히지 않은 선수들에게는 5월까지 경쟁의 희망을, 선발된 선수에게는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함께 던진 것이다.

그는 “이 명단에 있는 선수 중 어느 선수도 100%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고 믿지 않고 있다. 지금 이 선수들에겐 부상이라는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은 물론, 대표팀도 이 부분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어려운 시간이 다가올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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