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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K리그클래식 개막전 관전포인트

녹색 그라운드의 계절이 돌아왔다. 프로축구 출범 31년째를 맞은 K리그 클래식의 막이 화려하게 오른다. 12개팀으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구도 속에 우승과 강등이라는 운명을 놓고 9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올해 개막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경기는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울산 현대전이다. 지난해 포항이 K리그와 FA컵 2관왕을 차지하면서 K리그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만나는 ‘리벤지 매치’가 성사됐다.

지난해 리그 최종전에서 프로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남긴 포항과 울산이라 더욱 흥미롭다. 당시 승점 2점차로 뒤져 있던 포항은 최종전 종료 1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수비수 김원일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려 승점 1점차로 역전 우승했다. 포항은 우승팀이 개막전에서 상대 팀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는 관례에 따라 울산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다.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감독들 사진|정지윤기자

기분좋게 첫 경기를 시작하는 포항이지만 결과까지 즐거울 지는 미지수다. 올해도 용병없는 ‘쇄국축구’를 지향하는 포항은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베테랑 노병준과 박성호, 황진성 등이 이탈해 전력 손실이 심각한 상태다. 김승대와 이광혁 등 신인급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울산은 준우승 전력을 지킨데다 최태욱과 백지훈, 김근환 등을 합류시키면서 선수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그러나 조민국 신임 감독의 부임과 함께 김신욱을 앞세운 선 굵은 축구에서 패싱 게임으로 팀 컬러를 바꿨다는 게 변수다.

노익장의 귀환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이차만 감독(64)이 이끄는 경남 FC와 박종환 감독(76)이 지휘봉을 잡은 성남 FC의 9일 맞대결이다. 이차만 감독은 15년, 박종환 감독은 7년 만에 프로축구 복귀전을 치른다. 황선홍과 최용수, 하석주 등 40대 감독이 주류로 자리매김한 프로축구에서 양 팀 감독의 평균 연령이 70세라는 사실만으로 흥미롭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축구의 흐름에 이차만 감독과 박종환 감독이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지가 이번 시즌 양 팀의 성적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차만 감독은 “노병은 살아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고 말했고, 박종환 감독은 “운동장에서 뛰는 것은 내가 아닌 선수들이다. 머리 싸움에선 아직 젊은 감독들에게 지지 않는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나란히 명가 재건을 꿈꾸는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대결도 눈여겨 볼만 하다. 제주는 지난해 후반기를 하위스플릿에서 보내며 절치부심했고, 수원은 일찌감치 우승권과 멀어진 채 3년 연속 무관에 그쳐 비판을 받았다.

전력만 따진다면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제주의 승리가 점쳐진다. 제주는 2012년 울산의 아시아 정상을 이끈 에스티벤과 전북의 날개 드로겟, 보스니아리그 득점왕 스토키치, 황일수, 정다훤 등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기존 선수들과 잘 어우러진다면 충분히 우승권에 도전할 전력이다.

그러나 수원도 2년차 사령탑 서정원 감독의 지도 아래 물오른 공격에 희망을 걸고 있다. 뚜렷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지난해 부상에 시달렸던 정대세가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고, 경찰청에서 복귀한 염기훈과 K리그 최고의 용병 중 한 명인 산토스가 폭발한다면 충분히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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