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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립영화 알리고 싶어”… 미국인 영화평론가 달시파켓 ‘들꽃영화상’ 만들다

“한국 독립영화는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관객들과 만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영화상이 있다면 독립영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푸른 눈의 외국인이 한국 독립·저예산 영화상을 만든다. 미국인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42·사진)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부터 ‘들꽃영화상’ 시상식을 연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는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영국은 브리티시 인디펜던트 필름 어워즈 같은 독립영화상이 있는데 한국은 독립영화축제는 있지만 시상식이 중심인 행사는 없다”면서 “들꽃영화상을 통해 한국 독립영화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들꽃은 종류도 다양하고 척박한 상황에서 스스로 자란다는 점이 독립영화와 닮아 영화제 이름으로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7년 대학 영어 강사로 한국에 온 달시 파켓은 한국 영화 영문 사이트(Koreanfilm.org)를 운영하는 등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왔다. 지금까지 직접 영문 번역하거나 감수한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등 150여 편에 이른다. 영국 영화업계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론가, 우디네극동영화제와 산세바스티안영화제의 컨설턴트로도 활동 중이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육상효 감독의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등에 조·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에 직접 출연, 경험해 보면서 차이를 많이 느꼈다”며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화를 사랑해서 찍는, 독립영화 감독들의 어려운 환경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를 묻자 “특별한 에너지 때문”이라고 답했다. 달시 파켓은 “미국 영화는 감정을 드러내 표현하지 않지만 한국 영화는 직접 전달하며 강한 느낌을 준다”면서 “한국 영화에는 다양함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열리는 제1회 들꽃영화상은 지난해 공개된 순제작비 10억원 미만의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관객 평가단 150여 명과 전문가로 구성된 10여 명의 자문위원단이 9개 부문 후보작 선정을 마쳤다. 최우수 작품상·감독상 후보에는 <가시꽃> <러시안 소설> <명왕성> 등 7편이, 최우수 다큐멘터리상·다큐멘터리 심사위원상 후보에는 <노라노> <춤추는 숲>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등 7편이 각각 선정됐다. 수상작은 다음 달 1일 서울 문화예술산업융합센터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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