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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대구야?” 노병준 놓친 광주의 속앓이

“하필 개막전 상대인 대구로 가다니….”

프로축구 광주FC가 새 시즌 출발을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영입을 하려고 눈독들였던 선수가 공교롭게도 개막전 상대 팀의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K리그 챌린지의 ‘큰손’으로 통했던 광주는 전체 선수단 28명 가운데 23명을 물갈이했다. 팀 색깔이 싹 바뀌었다고 할만큼 새 얼굴들이 대거 광주에 둥지를 틀었다.

대구FC 노병준 사진|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지난해 허점을 보인 수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이종민과 이완 등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활약을 한 수비수들을 일차로 영입했고, 이후 전방에서 한 방을 터뜨려 줄 스트라이커를 수혈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광주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선수단을 꾸렸다. 그러나 딱 한 명을 마지막에 놓치고 말았다. 오랫동안 포항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을 모조리 맛본 베테랑 공격수 노병준(35)이다.

노병준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포항에서 마무리하길 원했으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포항은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의 적지않은 나이와 고액 연봉에 부담을 느낀 것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노병준은 새 팀을 찾아야 했다. 수도권 기업구단을 비롯해 시도민구단, 중국 슈퍼리그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다. 광주도 ‘우승 청부사’ 노병준에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 기존 공격진은 나이가 어려 경험이 부족했고, 브라질 용병들은 추운 날씨 탓인지 동계훈련 동안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해 노병준 같은 노련한 골잡이가 필요했다.

하지만 노병준은 대구FC로 가버렸다.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광주는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데 22일 K리그 챌린지 개막전 상대가 하필 대구다. 노병준은 선발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광주 관계자는 “하필 대구로 이적해 속을 쓰리게 한다. 만약 우리와의 경기에서 골까지 터뜨린다면 더 속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대구를 대표해 챌린지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노병준은 남기일 광주 감독대행을 찾아가 “(광주로 가지못해)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남 감독대행은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지 않겠느냐. 새로운 팀에서 선전하라”고 덕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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