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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구스’ 가격인하 꿈도 꾸지마라?

한국-캐나다 FTA체결 그후…
■ “오히려 인상 검토중”
■ 독점 수입업체 배짱
■ 해외 직구도 문제점

“캐나다구스’가 싸진다고? 꿈 깨!”

지난 11일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100만원이 넘는 캐나다구스 제품이 무척 싸질 것이라는 얘기가 난무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기대는 이미 물 건너 갔다.

해외 캐나다구스 할인 쇼핑몰

캐나다구스 독점 수입업체인 코넥스 솔루션 관계자는 지난 20일 열린 2014 브랜드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한·캐 FTA가 비준 절차를 거쳐 내년에나 발효되고, 부자재 등 원가 상승으로 캐나다 본사에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한국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 사례를 볼 때 명품 브랜드는 오히려 프리미엄 정책으로 가격이 올라갔다”며 “관세가 내려가도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기보다는 마케팅 비용으로 쓸 것”이라고 예상했다. FTA가 오히려 수입업체와 캐나다 본사의 배불리기와 배짱영업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관세가 아니다. 한·캐 FTA 체결로 의류수입 관세 13%가 없어진다고 해도, 125만원 전후에 팔리는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재킷의 할인가는 5~10만원이다. 그러나 같은 제품이 미국에서는 85만원, 일본에서는 82만원에 팔리고 있다. 본사와 국내 독점 수입업체가 어떻게 계약하느냐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고, 이들이 매긴 값대로 국내 소비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폐해를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자본이 되는 유통사나 온라인사 등의 병행 수입에 힘을 싣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는 캐나다구스 제품을 병행 수입해 20~30% 저렴하게 판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병행 수입의 경우 ‘짝퉁’ 논란에 시달리게 되면 업체 이미지가 추락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어그 부츠 짝퉁 논란’에 휘말렸던 소셜커머스 ‘티몬’의 경우 항의가 들어왔던 제품을 정밀검사한 결과 ‘99% 이상 진품’인 것으로 조사됐음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체는 병행 수입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현재 캐나다구스를 가장 싸게 구입하는 방법은 해외 직접구매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배송비와 관부세 모두 합해 아마존에서 익스페디션을 59만원에 구입했다”는 직구 후기를 올렸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반값에 구입한 셈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해외 직구 금액은 약 1조1029억원에 달했다. 백화점·대기업들의 제품값 부풀리기에 화난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외국에 돈을 쓰고 있는 것. 그러나 해외 직구의 경우 AS와 반품 등에 어려움이 있고, 사기 구매대행 피해도 적지 않다. 게다가 ‘뻥튀기 물건값’ 때문에 국내 유통시장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직구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 내수시장이 힘들어진다”며 “해외 직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설마 사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하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 “대기업 유통구조와 폭리부터 뜯어고쳐라” “더 이상 대기업과 정부의 ‘호갱’이 될 마음도 이유도 없다” “그동안 속고 살았는데 뭐? 앞으로는 젓가락 한 짝도 한국에서는 안 사겠다” 등 성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병행수입을 통해 업체끼리 가격경쟁을 시키면 해외 직구 정도로 물건값이 내려갈 것”이라며 “다만 그간 병행수입 제도에서 문제가 됐던 AS, 공인인증제, 환불규정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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