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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조보아 “매번 다른 삶 사는 연기…질릴 틈이 없죠”

영화 <가시>는 연기자 조보아(23)가 돋보이는 영화다.

10일 개봉된 이 작품은 체육교사(장혁)를 짝사랑하는 영은(조보아)의 감정 변화가 중심을 이룬다. 순수하게 선생님을 좋아하던 영은의 감정은 충동적인 키스를 계기로 맹목적 사랑으로 변한다. 영은의 집착은 광기로 변하고, 선생님의 일상도 위기를 맞는다. 조보아는 첫 스크린 도전에서 여고생의 순수함과 광기어린 집착, 섬뜩한 공포를 동시에 보여준다.

최근 서울 정동 스포츠경향 편집국에서 만난 조보아는 “아름다운 장미는 바라보면 화려한 꽃이지만 다가가면 가시가 박힌다”며 “빼려고 하면 더 깊숙이 박히는 치명적인 가시의 모습이 영은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가시〉(김태균 감독)에서 소녀 영은 역으로 열연한 배우 조보아가 7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재학 중인 조보아는 2개월간 7차까지 진행된 오디션에서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영은 역에 발탁됐다. 2개월 넘게 영은의 다양한 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했다는 그는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영은은 좋아하는 게 있으면 꼭 가져야 하는 소녀”라고 했다. 오랫동안 준비한 까닭인지 영은에 대한 질문에는 막힘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영화는 수영장에 빠진 영은을 체육교사 준기(장혁)가 구해주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조보아는 “물에 빠졌다 나왔을 때 준기는 헥헥거리면서 영은을 걱정하지만 영은은 몰래 배시시 웃는다”며 “대립되는 이 표정이 영화 전체 내용의 복선”이라고 말했다.

극중 영은은 딸기 우유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는 조보아는 “준기가 붉은 옷을 자주 입고 나오고 영은은 흰색 교복을 입는데, 두가지 색깔이 섞이면 딸기우유의 분홍색이 나오지 않냐”며 “영은의 순수함(흰색)이 타락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보아는 2012년 방송된 MBC 드라마 <마의>에서 좌의정 며느리 서은서 역을 맡았으나 연기력 논란을 겪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연습도 부족했고 미숙했다”고 인정하고 “자각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연기를 직업으로 하는 배우로서 이런 논란은 큰 충격이었죠. 압박감도 컸어요. 당시에는 마음이 아팠지만 덕분에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더 뚜렷한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됐죠.”

이번 작품에서는 23세 배우로는 힘들었을 베드신까지 소화해냈다. 준기 아내의 상상 속 장면으로, 영은의 집착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는 “행위보다는 어떻게 하면 선생님의 아내를 약올릴 수 있을지, 감정적으로 보여주려 했다”며 “표정에 집중하면서 찍었다”고 말했다.

“다른 인물로 살아 볼 수 있다는 재미 때문에 연기를 한다”는 조보아는 “덕분에 고교생, 스토커, 또 조선시대의 여인의 삶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며 웃었다. 다른 인생을 사느라 질릴 틈이 없다는 그는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말을 인용했다.

“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에 깊은 영감을 받았어요. 앞으로는 더 싸이코 같은 역도, 또 사랑스러운 역할도, 아주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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