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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잘생겼다’ 송 원곡 밴드 갈릭스

“외모 지상주의 꼬집은 우리 노래 전지현이 부른다는 말 듣고 깜짝”

배우 전지현과 이정재가 이동통신사 SKT CF에서 흥얼거렸던 일명 ‘잘생겼다송’은 원래 국내 인디 밴드 갈릭스의 노래였다. 지난해 1월 발표된 이들의 첫 앨범 <갈릭스>에 수록됐다. 정식 제목은 ‘잘생겼잖아’다. 원곡은 ‘잘생겼잖아/ 잘생겼잖아’라는 가사로 흘러간다.

갈릭스는 3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경희대 음대를 졸업한 클래식 전공자 전경(31)이 기타를 잡고, 레게 스타일의 머리를 한 김인중(32)이 각종 타악기를 맡는다. 그리고 정구영(베이스·33)은 백석예술대 실용음악과에서 베이스를 익혔다.

지난 2012년 처음 조직됐지만 모두 10여년째 음악 생활을 해왔다. 실력은 탄탄하다. 전경과 김인중은 1997년 고교 시절부터 홍대 앞 인디 음악계를 오갔고, 정구영은 유명 펑크록 밴드 ‘레이지본’ 출신이다.

“지난해 이동통신사로부터 ‘잘생겼잖아’를 쓰고 싶다는 연락이 왔죠. 그때만 해도 누가 노래를 부를지 정해지지 않았어요.”(김인중)

김인중은 전지현 등이 이 노래를 부르는 걸 뒤늦게 알고 “맙소사”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전지현은 SBS <별에서 온 그대>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시기였다. 전지현의 노래 녹음 과정을 관장한 김인중은 “베테랑 배우라서 그런지 주문하는 족족 그 느낌을 살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정구영은 “틀이 자유로운 인디 음악계에서는 그만큼 신선한 분위기의 노래가 많고, 반대로 상업광고계는 색다름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을 것”이라며 “많은 상업 광고가 인디의 음악을 주목한다면 서로에게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를 작곡·작사한 전경은 “‘잘생겼잖아’는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우리사회에 대한 아쉬움을 노래한 것”이라고 원곡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인중은 “잘생기지 않은 사람들이 불러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피식 웃게 만드는 것이 노래 애초의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갈릭스는 중남미 국가인 자메이카에서 유행한 음악 장르 ‘레게’와 ‘스카’를 바탕으로, 록과 팝, 미디움템포곡 등 다양한 장르를 지향한다. 최근 갈릭스는 1년여간 준비한 두 번째 신보를 발표하고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슬로다운>이라는 음반에는 ‘바비큐 4악장’ ‘여유인’ ‘내모습’ ‘다같이’ 등 4곡의 노래가 들어가 있다. 현대인들의 삶이 조금은 더 각박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매 노래마다 관통한다. “갈릭스(마늘)라는 팀 이름은 2년 전 서산 마늘 축제 섭외가 들어오면서 별의미 없이 급작스럽게 정해졌습니다. <동의보감>에는 마늘이 백 가지가 이롭고 한 가지(냄새)만 해로운 물건이던데, 지나고보니 왠지 우리 팀과 잘 어울린다 싶네요”(정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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