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08백구]28년만에 대구구장 찾은 송일수 감독의 감회

송일수(64) 두산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야구장 이곳저곳을 살피며 한 동안 생각에 잠겼다.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낸 송 감독은 1984년 삼성에 입단한 뒤 3년 동안 뛰고 은퇴했다. 뛴 기간은 얼마되지 않지만, 대구구장이 송 감독에게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송 감독은 경기 전 “어제밤에 시내를 나가 봤는데 많은 것이 달라져 있어 놀랐다. 그런데 야구장은 똑같다. 야구장 주위도 변한게 거의 없다”며 웃었다.

송일수 두산 감독 이석우 기자

삼성이 홈으로 쓰고 있는 대구구장(정식 명칭은 대구 시민야구장)은 1948년 개장한 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야구장 뿐만이 아니라 그 주위에 서려있는 역사도 깊다.

현재 프로야구에는 현역 시절 삼성에서 뛰었던 감독이나 코치들이 많다. 류중일 삼성 감독, 이만수 SK 감독, 김시진 롯데 감독이 대표적이다. 삼성의 수석코치를 맡고 있는 김성래 코치도 현역 시절 홈런왕까지 했던 삼성의 슈퍼스타였다. 김 코치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송 감독을 찾아가 인사까지 했다.

송 감독은 “이만수, 김시진, 김성래, 장태수, 김용국, 양일환 등과 같이 뛰었다”라며 “류 감독도 같이 뛰지는 않았지만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 감독은 그라운드도 예전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고 했다. 야구장 밖과 안이 모두 자신이 선수로 뛰었던 28년전과 똑같았던게 신기했던지 송 감독은 그라운드를 이곳저곳 돌아보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겼다.

송 감독은 팀 동료였던 김일융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김일융 역시 일본에서 오랜 기간 선수로 뛰다 1984년 삼성에 입단해 송 감독과 잠시 한솥밥을 먹었다.

송 감독은 “처음에 대구구장에 왔을 때는 베이스 같은게 없었다”며 “불펜에 잡초가 자라 김일융과 같이 잡초제거를 하고 지면 평탄화 작업을 했던게 기억난다”고 옛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그 때는 구단에서 로진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내에서 개인적으로 사서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예순이 넘은 노 감독에게 대구구장은 젊은 시절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던 기억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소중한 추억의 매개체였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