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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만 ‘부진의 늪’ 알고보니 투구폼 바꿔 밸런스 붕괴

임창용이 들어오기 전까지 올 시즌 삼성의 마무리는 안지만(31)이 맡을 예정이었다. 2년 연속 20홀드를 올리는 등 오승환 바로 앞에서 완벽한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던 안지만에게는 마무리를 맡을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 비록 임창용이 들어와 다시 원래 보직으로 돌아갔지만 안지만의 실패를 예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안지만이 부진하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 15일까지 6경기에 나와 거둔 성적이 1패 1세이브에 방어율 7.50이다. 안지만 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감량하는 등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던 안지만도 답답하기만 하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더 중요한 시즌인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답답함이 더 하다.

삼성 안지만 대구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안지만의 부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안지만은 15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투구폼을 바꾼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오키나와 캠프에서 심판들이 ‘투구동작에 대해 상대팀이 항의를 하면 제재할 것’이라고 했다”며 “보크가 되면 안되기 때문에 폼을 바꿨는데 그러면서 밸런스를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심판들이 지적한 부분은 세트포지션에서의 키킹동작이었다. 안지만은 지금까지 왼발을 들면서 가끔씩 잠시 멈췄다가 던지는 경우가 있었다. 연속동작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안지만의 키킹은 보크라고 오해를 살 수 있었다.

문제는 지난해까지 그렇게 던지고도 아무런 지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안지만은 “괌 캠프가 아니라 오키나와 캠프에서 지적이 들어와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도 “오키나와에서 지적이 들어왔다고 하더라. 투구폼을 바꾸면서 안 좋아졌다”고 답답해했다.

안지만은 오해를 없애기 위해 키킹을 최대한 빠르게 가져가는 동작으로 폼을 바꿨다. 하지만 이게 독이 됐다. 안지만은 “그래도 투구폼 때문에 지적을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키킹을) 빠르게 가져간 것이 실수였다”라며 “원래 폼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하고 있는데 그 마저도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래도 안지만은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이미 시즌이 시작된 만큼 한숨만 쉬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안지만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안지만은 “일단 예전 투구폼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되는 데까지는 해볼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안지만에게 부진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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