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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빵 선발’ KIA 한승혁, 마운드 희망-탄성을 던졌다

선발 데뷔전에 나선 프로 3년차 새내기의 첫 상대는 지난 겨울 FA(자유계약선수)로 70억을 받고 이적한 베테랑 톱타자 정근우(한화)였다. 볼카운트 2B-2S까지 잘 끌고왔다. 6구째 던진 빠른 공은 전광판에 154㎞(공식 153㎞)가 찍혔다. 정근우의 배트는 허공을 무의미하게 갈랐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출발이 좋았다. 이후 KIA 한승혁(21)의 공에는 자신감이 실렸다.

KIA 한승혁. KIA 타이거즈 제공

한승혁은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사실 한승혁은 고육지책으로 꺼낸 땜방 선발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5선발 박경태가 계속 부진하자 올 시즌 4차례 불펜등판에서 좋은 공을 던지며 합격점을 받은 한승혁을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덕수고를 졸업한 뒤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8순위로 KIA에 입단한 한승혁은 2012년 17경기에 나서 1패 1홀드(방어율 7.43), 2013년 11경기에서 승패없어 방어율 4.74의 기록을 남겼다. 최고 150㎞대 전후의 빠른 공이 강점이지만 들쑥날쑥한 제구 불안이 늘 문제였다.

그러나 이날은 구위로 제구 불안을 만회했다. 한승혁은 1회초 정근우를 삼진으로 잡은 뒤 곧바로 이용규에게 빗맞은 중전안타를 맞았다. 3번 피에의 볼넷에 이어 4번 김태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흔들렸으나 고동진, 김회성을 범타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2회부터는 안정감을 찾았다.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며 5회까지 단 3명의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력투를 펼쳤다. 6회 첫 타자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아쉽게 강판당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선발 데뷔전이었다.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KIA는 5-4로 승리했다.

선동열 감독도 흡족해 했다. 홀튼-양현종 외에 만족스럽게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한승혁의 역투는 반갑다. 선 감독은 “한승혁이 선발승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제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팀에 큰 도움에 될 것 같다”고 했다.

한승혁은 “긴장을 많이 할 줄알았는데 생각보다 긴장하지 않았다. 초반 제구가 잘 안됐는데 이를 견뎌내면서 버틸 수 있었다”며 “이닝을 거듭할 수록 팔이 더 좋아졌다. 앞으로는 투구수를 조절해 더 긴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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