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단원고 학생 침몰 전 가족과 주고받은 문자에 누리꾼 탄식

수학여행길에 나선 고교생 등 462명이 탄 여객선이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해 오후 8시 30분 현재 4명이 숨지고 284여 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실종된 안산 단원고 학생의 사고 당시 문자 및 카카오 톡이 온라인에 공개 돼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 주저 앉아 비상연락망을 통해 실종된 아들의 친구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거는 한 아버지의 모습도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수학여행길에 나선 고교생 등 459명이 탄 여객선이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바닥에 주저 앉아 울고 있다.
/ 진해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사진은 한 학생이 “형 지금 배타고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배에 뭔가가 부딪혀서 배가 안 움직이고 수상구조대인가 뭔가 오고 있대”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다. 이에 형이 “그래 구조대 금방 오니까 괜히 우왕좌왕 당황할 필요 없고 천천히 정신 차리고 하라는 대로만 해. 마음 강하게 먹고있어”라는 답장을 보냈지만 배에 타고 있던 동생이 확인을 하지 않은 모습이다.

한 여학생은 배의 침수가 시작된 오전 10시쯤 아버지에게 보낸 문자에서 “아빠 걱정하지마. 구명조끼 메고 애들 모두 뭉쳐있으니까. 배 안이야. 아직 복도”라고 안심시키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은 아빠는 “구조 중인 건 알지만 침몰 위험이 있으니 바깥 난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가능하면 밖으로 나오라”고 답을 했지만, 신양은 “아니, 아빠. 지금 걸어갈수 없어. 복도에 애들 다 있고 너무 기울어져 있어”라고 답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학생은 자신의 엄마에게 “엄마 내가 말을 못할까봐 보낸다. 사랑한다”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 학생의 엄마는 위급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채 “나도 아들 사랑한다”는 답글을 남겼다. 이 학생은 다행히 해경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친구와 친지의 생사 여부를 SNS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나머지 사람들이 제발 살아 돌아오기를 기도해 주세요” “제 친구의 동생 **를 찾습니다, 제발 리트윗 해주세요” “단원고 학생 전원 무사’라고 발표했던 경기도 교육청은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할꺼냐” “지금 단원고와 관련 없는 사람들은 단원고 사이트에서 나가주세요. 사이트가 마비됐다고 합니다. 가족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등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9시 현재 세월호 승선 462명 가운데 구조자 수 174명, 사망자 4명, 실종자 284명으로 발표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