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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실종자 모두 무사했으면…” 기원

세월호 침몰 사고로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포츠계도 조용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르거나 예정됐던 행사를 아예 취소하는 등 침통한 사회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부터 경기장 내 앰프 사용을 최소화하고 치어리더 공연과 각종 이벤트를 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20일까지 주말 3연전 내내 응원을 자제하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K리그 클래식(1부)과 챌린지(2부) 22개 전 구단에 이번 주말 경기 진행 중 행사와 응원 자제를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역 학교 학생들이 사고를 당한 안산 경찰청의 K리그 챌린지 홈 경기는 연기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20일 경기 고양시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 디비전1그룹 A대회에서 치어리딩 공연과 레이저쇼 등을 모두 취소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도 18일 예정된 어울림생활체육대회를 취소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서울오픈 여자챌린저·남자퓨처스 첫 경기 직전 묵념을 하기로 했다.

류현진이 세화호 침몰 사건 피해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글을 17일 트위터에 올렸다. | 류현진 트위터 캡처

다만 실종자들의 생사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단체들은 검은 리본 착용 등 공식 애도에 대해서는 정부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기로 했다.

선수들의 기원도 이어졌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은 17일 트위터에 ‘모두들 무사히 가족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모두들 힘내세요’라고 적었고 LA 다저스 공식 트위터도 류현진의 메시지를 영문으로 리트윗했다. 두산 호르헤 칸투도 트위터에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모든 분들께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SK 로스 울프는 ‘한국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고를 당한 이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적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큰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통을 함께 나눈 사례가 많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지난해 대형 산불 사고로 소방관 19명이 순직하자 경기장 곳곳에 이들을 기리는 숫자 ‘19’를 새겼고, 유니폼 상의에도 19가 적힌 패치를 붙였다. 애리조나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10만달러를 모금했고 구단 자체 기금 10만달러를 합쳐 20만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 4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지역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는 홈 경기에 앞서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데이비드 오티스는 “보스턴은 강하다”고 외쳐 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이 벌어졌을 때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던 투수 조 손더스(현 텍사스)는 사고 직후 첫 선발 등판 때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버지니아 공대 모자를 쓴 채 경기에 나섰다. 손더스는 당시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 중 유일하게 버니지아 공대를 졸업했다.

메이저리그 외에도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는 지난해 11월 세계복싱기구(WBO) 웰터급 타이틀전을 승리한 뒤 “이번 승리는 나 개인의 재기전 승리가 아니라 태풍으로 고생하고 있는 모든 필리핀 국민들의 재기를 뜻하는 상징과도 같은 승리”라고 말해 태풍 하이옌 피해를 당한 필리핀 국민들을 위로했다.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이글스도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 후 지역 팬들을 찾아 여전히 아물지 않은 3년전 일본 동북아 대지진 상처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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