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동국…11억이 아깝지 않은 이 남자

출범 31년 만에 처음 공개된 프로축구 ‘연봉킹’은 ‘라이언킹’ 이동국(35·전북)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7일 K리그 클럽별 연봉 총액과 개인별 평균, 국내·외 최고 연봉선수 상위 3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선수만을 대상으로 구단별 총액을 발표했던 연맹은 올해는 외국인 선수와 고액 연봉자 톱3까지 범위를 넓혀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프로축구 1부리그인 K리그 클래식(상주 상무 제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9300만원인 것으로 집계돼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몸값(1억7648만원)보다 높았다.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 이동국은 11억400만원의 연봉으로 국내선수 중 1위였다. 이동국의 연봉은 프로야구 최고액 연봉자인 김태균(한화)의 15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프로농구 1위 문태종(LG)의 6억8000만원, 프로배구 최고인 한선수(대한항공)의 연봉 5억원보다는 많았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베일에 가려있던 이동국의 연봉이 공개되면서 예상보다 높다는 의견과 더 받을 가치가 있다는 주장으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이동국의 연봉 11억원은 과연 적절할까. 연봉 산정의 가장 큰 기준인 성적으로 따져보면 이동국은 지난 3년간 리그에서 평균 18.3골과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매년 26.3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는데 경기당 평균 0.9개 꼴이다. 현재 K리그에 있는 국내 선수 중 최고다. 돈으로 환산하면 포인트 1개당 4235만원을 받은 셈이다. 이동국은 간판 공격수로 지난 3년간 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기록과 팀 성적의 공헌도로 따질 때 연봉 1위는 문제 없어 보인다.

전북 구단은 이동국의 기록과 성적 외에도 그가 무형으로 만들어내는 상품 가치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구단 홍보, 지역사회 공헌, 상품 판매 등 마케팅 역할까지 감안하면 11억원의 연봉이 아깝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팀 간판 이동국이 고정적으로 경기장에 끌고 오는 관중만 해도 최소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구단 최고 스타로 팀을 대표해 홍보하는 시장 가치는 측정하기 어려울 만큼이다. 전북의 메인 스폰서 업체는 구단과 계약을 맺으면서 ‘이동국을 팬 사인회에 꼭 데려와야 한다’는 조항을 넣을 만큼 상품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동국은 자발적으로 지역내 각종 단체와의 협약식과 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선다. 또 팀내에서 상품 매출의 70% 이상이 ‘이동국 물품’이다. 지난 3·4월 이동국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티셔츠의 매출 액수가 1억원을 넘는다.

전북 이철근 단장은 “기업에서 가치가 없는 선수에게 그만큼의 연봉을 주겠느냐”면서 “이동국이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고, 구단 홍보와 지역 사회에 끼치는 영향 등 유·무형으로 만들어내는 가치는 연봉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시즌 아쉽게 득점왕을 놓친 김신욱(26·울산)이 10억7000만원의 연봉으로 국내 선수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수원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두현(32)이 8억3200만원의 연봉으로 3위에 올랐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