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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투수 안영명 “0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마운드를 떠나있던 2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한층 성숙해졌고 발전하기 위해 색다른 노력을 하고 있다.

안영명(30·한화)은 요즘 공부를 한다. 스포츠심리학 공부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2년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마운드를 떠나있었던 안영명은 그 사이 스포츠심리상담사 3급 자격증을 땄다.

운동선수, 특히 긴 호흡으로 경기해야 하는 프로야구 선수에게는 흔히 ‘멘탈’이라고 표현하는 정신적·심리적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한다. 안영명은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상무나 경찰청 입단과는 달리 공익근무는 경기력으로 따지면 공백기가 될 수 있지만 안영명은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한화 안영명. 한화 이글스 제공

안영명은 23일 “전부터 스포츠심리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공익근무 하다보니 시즌 때보다 시간이 남아 공부를 시작해봤다. 마침 자격증 시험이 있다는 걸 알게 돼 도전했는데 합격했다”고 말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겨울에 스포츠심리 관련 강의가 있어 갔는데 (안)영명이가 와있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정말 진지하게 질문도 많이 하고 아주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안영명이 공부한 내용의 핵심은 경기 중 마인드 컨트롤이다. 투수로서는 실점 뒤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18일 LG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른 안영명은 실전에서 학습한 내용을 접목시키며 더욱 발전해가고 있다.

복귀 뒤 두번째 등판한 지난 22일 두산전에서 안영명은 2-5로 뒤진 6회초 등판해 1사후 7번 허경민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8번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9번 정수빈을 병살타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안영명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를 맞혔다. 맞은 타자에게는 매우 미안했지만 투수인 내 입장에서는 자신있었는데 맞혔다는 게 굉장히 아까웠다. 다음 타자 상대하면서도 그 생각을 계속 떨쳐내지 못하다보니 내용이 안 좋았다”며 “공부하면서 배운 게 사람은 불안하면 자기지향적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그걸 외부지향적으로 빨리 바꾸는 게 중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빨리 떨쳐내는 게 중요한데 그걸 떠올리면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영명의 공부는 계속 된다. 5월 대학원에 입학해 스포츠심리학을 더욱 진지하게 공부할 계획이다. 자격증도 2급에 도전한다.

안영명은 “복귀를 앞두고 나름 괴장히 열심히 준비했는데 복귀하고보니 내가 부족함을 느낀다. 0에서 다시 출발하려고 한다”며 “보직에 대해서도 마음을 내려놨다. 어제처럼 점수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내 공을 던질 수 있게 차분히 배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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