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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우 홈런 2방에 '나이트'메어가 깨졌다

통산 17경기 11승 3패 방어율 1.62. 선발 15경기 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만 13번. 넥센의 외국인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가 2009년 이후 롯데를 상대로 거뒀던 성적이다. 롯데는 이상하게도 나이트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롯데에 나이트는 ‘나이트메어(Nightmare·악몽)’였다.

전날 넥센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롯데 앞에 다시 나타난 나이트. 하지만 롯데는 역전패 충격을 딛고 나이트를 흠씬 두들기며 마침내 악몽에서 탈출했다. 선봉장은 전준우(29)였다.

롯데 전준우가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회초 중월 솔로 홈런을 치고 들어온 뒤 손아섭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목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전준우는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서 2번 중견수로 선발출장, 홈런 2개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전준우가 한 경기 2개의 홈런을 날린 것은 2013년 9월 28일 사직 한화전 이후 처음이다. 롯데는 전준우를 포함해 루이스 히메네스, 박종윤도 홈런 1개씩을 보태는 등 11안타를 몰아치며 넥센에 10-2 대승을 거두고 전날 역전패를 설욕했다.

전준우의 방망이는 1회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전준우는 볼카운트 1-1에서 가운데 낮게 들어오는 커브를 잡아당겨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롯데는 전준우의 홈런을 시작으로 2사 후 박종윤의 투런홈런이 터지며 3-0으로 앞서갔다.

3회 볼넷, 4회 삼진을 기록한 전준우는 팀이 8-0으로 앞선 6회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1사 1루에서 넥센 두 번째 투수 김대우를 상대한 전준우는 볼카운트 0-1에서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잡아당겨 이번에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쐐기 투런홈런을 날렸다. 전준우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 뒤 발목 수술을 받았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내성 발톱 때문에 고생을 했다. 그래서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김시진 감독의 배려로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가 아닌 좌익수에서 뛰기도 했다.

전준우가 가장 많이 뛰어본 타순은 1번이다. 하지만 김시진 감독이 당분간 정훈과 김문호를 상대 투수에 따라 번갈아가며 1번으로 쓰겠다고 해 2번에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준우는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전날 역전패로 분위기가 다운될 수 있었는데 잘 이겨냈다. 타구가 잘 맞기는 했지만 둘 다 넘어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즌을 늦게 시작해 타격 밸런스가 완벽하게 잡히지는 않았지만, 전준우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전준우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좋아지고 있다. 스윙이 잘 나와서 기분이 좋다”며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타율이 낮기는 해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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