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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38세 청춘’ 그가 가장 빨랐다

지난 세월은 노화의 시간이 아니었다.

2007년 이후 7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은 임창용(38)은 등장하자마자 류중일 삼성 감독을 설레게 했고, 함께 움직이는 후배 투수들과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슈퍼 마무리’였던 오승환 공백을 전혀 무리없이 메워서가 아니다. 30대 초반 일본으로 떠나 이제 마흔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도 신체 나이는 거의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복귀 뒤에도 여전히 싱싱한 직구를 던지고 있다. ‘우주 최강’의 타자가 나오더라도 당당히 맞서는 ‘멘탈’도 그대로다.

7년만에 삼성에 복귀한 임창용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또 하나, 임창용은 녹슬지 않은 순발력으로 팀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임창용은 복귀 뒤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후배투수들과 단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매번 1등을 하고 있다. 100m 스프린터와 비교하자면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 수준이다.

삼성은 20m, 30m, 50m 달리기로 투수들의 순발력을 점검하고 있다.

50m 달리기를 하자면 투수들은 평균적으로 6초대를 끊는다. 그런데 임창용은 5초 후반대에 50m를 주파한다. 또 30m를 뛸 때면 3.8초대로 달리는 여타 투수들과 달리 3.6초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현욱 삼성 불펜코치는 임창용이 삼성에서 뛰던 시절부터 투수 선배로, 또 코치로 함께 했다. 누구보다 7년 공백을 건너서 다시 보는 임창용의 움직임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 코치는 대구 LG전이 열린 23일 “해외로 가기 전에도 단거리를 뛰면 가장 빨랐는데 지금도 그대로다. 신체적으로 나이 든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코치가 칭찬한 것은 임창용의 자기관리 능력이다. 김 코치는 2010년 한 시즌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 연수를 했다. 임창용이 야쿠르트 마무리로 우뚝 서 있을 때다.

김 코치는 “일본에서 만났을 때 생활하는 것을 보면 자기 관리가 돋보였다. 실력으로 버텨야하는 용병이라는 생각으로 야구장 안팎에서 늘 신경쓰며 생활하는 것을 봤다. 그런 과정 덕분에 여전히 변치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임창용은 사이드암으로 던지가다 이따금 스리쿼터 또는 오버핸드로 팔을 올려 피칭한다. 나이가 들면서 부상 위험이 있을 같다는 시각에 김 코치는 손사래를 친다. 확실히 차별화되는 임창용의 유연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관절 가동 범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좋다. 팔 각도를 바꿔도 무리가 가지 않은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팀내에서 임창용에 대한 기대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 없이 뿜어내는 뱀직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임창용은 기본 신체능력을 통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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