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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현 감독대행 "수석코치라고 불러달라"

감독대행은 없다. 전처럼 수석코치가 있을뿐이다.

사퇴한 김기태 감독을 대신해 당분간 LG를 이끌어갈 조계현(50) 감독대행도 김 감독을 향한 예의를 끝까지 지키려 한다. ‘감독대행’이라는 호칭을 거부하고 전과 같이 ‘수석코치’로 불리고 싶다는 뜻을 선수단에 전달했다.

조 대행은 24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코치와 선수들에게 ‘감독대행’이 아니라 끝까지 ‘수석코치’로 불러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LG 조계현 수석코치(오른쪽)가 김기태 감독의 자진사퇴로 감독대행을 맡는다. 김 감독과 조 대행이 지난해 플레이오프 중 더그아웃에서 같이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 이석우기자

조 대행은 김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계약한 2011년 10월 수석코치로 함께 영입돼 김 감독을 보좌해왔다. 1999년 삼성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 코치로 함께 하면서 쌓은 인연이 LG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까지 이어졌다.

감독이 성적을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난 직후다. ‘감독 대행’이라는 호칭 자체가 조 대행에게는 매우 어색하고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는 문제다. 조 대행은 23일 삼성전을 마친 뒤 선수단 미팅을 갖고 “동요하지 말고 남은 시즌을 슬기롭게 극복해내자”고 격려하며 호칭 문제도 이같이 정리했다.

김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로 누구보다 당황스러운 사람이 당장 LG를 책임지게 된 조 대행이다.

조 대행은 팀 운영 등 감독대행으로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상당히 당황스럽다. 생각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어차피 선수들은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타면 좋겠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가장 먼저 걱정했다.

LG는 김 감독이 22일 밤 구단에 사퇴의사를 전하고 23일 경기장에 나오지 않자 경기 뒤 보도자료를 통해 사퇴 사실을 발표하며 “당분간 조계현 감독 대행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분간이 언제까지일지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LG 구단은 “여전히 김 감독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사퇴를 했고 구단이 ‘수리’하지 않았지만 감독의 사퇴 사실을 발표까지 한 이상 김 감독이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이제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LG는 100경기 이상을 남겨놓고 있다. 구단도 빠른 시간 안에 상황을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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