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기태 감독의 사퇴에 침울해진 야구인들

대구구장에서 전해진 갑작스런 LG 김기태 감독의 사퇴 소식에 서울의 목동구장도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24일 넥센과 롯데의 경기를 해설하러 온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전화가 100통이 넘게 왔습니다.”

김기태 감독

100통이 넘게 걸린 전화 중 두 차례 김 감독과 연결됐다. 차 위원은 “어제(23일)도 통화했고 오늘도 통화했다”고 했다.

차 위원은 “김 감독이 ‘내가 어떤 결과를 내리더라도 결론 내린다면 단 한사람이라도 믿어줄 것이다. 그 한 사람이 차명석’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서로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김 감독이 내린 결정을 이해한다는 뜻이었다.

항간에 떠도는 차 위원이 LG를 나온 것이 김 감독의 사퇴에 영향을 줬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차 위원은 자신의 휴대폰 배경화면을 보여줬다. 그 속에는 LG 유니폼을 입고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 감독과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다. 차 위원은 “나는 아직도 LG를 사랑한다. 전화 벨소리도 LG 응원가를 해놓고 있다. 내가 구단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면 어떻게 잠실구장에서 구단 관계자와 인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LG가 뒷수습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친구인 넥센 염경엽 감독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염 감독도 죽마고우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김 감독이) 어렵게 결정한 것 같다. 이런 결론이 나와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날 경기 후 소식을 접한 롯데 김시진 감독은 “LG가 지금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김 감독의) 사임 소식 들으니 충격이다”라고 밝혔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도 김 감독의 사퇴 소식에 많은 궁금증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구단 관계자들도 취재진에게 김 감독의 사퇴 배경에 대해 궁금점을 물으면서도 시즌 초반 내려진 결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LG 코치로 있었던 이동욱 NC 수비 코치도 “안타까운 일”이라며 “LG에서 오랫동안 감독하시는 분을 뵙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사퇴 직전에 맞대결을 펼쳤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김 감독의 심경에 대해 이해했다. 지난해 LG를 정규시즌 2위까지 끌어올렸던 김 감독이기에 상위권 감독으로서 크게 공감했다. 류 감독은 “감독 되면 외롭다더니 나도 돼보니 알겠다. 얼마나 힘들었겠나. 남일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상위팀 감독이 더 힘들다. 유지를 해야 되는데 조금만 못하면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온다. 김 감독도 그랬을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