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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담배 ‘가격 꼼수’ 눈살…잘 팔리면 올리고 안 팔리면 내리고

원재료 상승 들어 값 올린 제품

소프트팩만 200원 인하 ‘논란’

‘안 팔리면 가격인하, 잘 팔리면 가격인상.’

일본 담배 판매 업체인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코리아(JTIK. 이하 ‘재팬토바코’)가 명분 없는 가격 정책을 펼쳐 비판이 일고 있다.

JTI 담배 진열대

재팬토바코는 최근 자사 대표 제품인 ‘메비우스’(구 제품명 ‘마일드세븐’)의 200원 가격인하 방침을 밝혔다. 문제는 이 담배가 2011년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가격을 올린 제품이라는 점이다. 당시 재팬토바코는 또 다른 외국계 담배회사 BAT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 지 일주일 뒤 슬그머니 가격을 올려 편승 인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담합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재팬토바코의 이번 가격 조정은 무엇보다 메비우스의 판매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제품은 2011년 기습적인 200원 가격인상 이후 매년 꾸준히 시장점유율이 하락해 왔다. 또한 지난해 마일드세븐에서 메비우스로 제품명이 변경되고 일본 우익단체 후원 등이 이슈화되면서 점유율이 곤두박질쳤다는 게 일부 업계들의 분석이다.

이번 가격 조정에서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내용물이 같은 메비우스 제품에 ‘이중가격’을 적용한 점이다. 즉 소프트팩 타입의 메비우스만을 대상으로 가격을 내린 상태다. 얼핏 보기엔 패키지 유형에 따른 원가 차이로 보이지만 하드팩과 소프트팩의 원가 차이는 20~30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두 타입 제품이 1989년 국내시장 출시 때부터 26년간 같은 가격에 팔려온 점을 고려하면 ‘원가 차이’를 가격 차이로 보기 어렵다.

가격 차이의 진짜 이유는 하드팩보다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하는 소프트팩의 판매를 만회해 보려는 의도라는 게 유통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가격인상 직전의 연간 판매량이 약 4289만 갑(2010년 5월~2011년 4월)에 달하던 메비우스 소프트팩의 판매량은 지난해 3684만갑에 그치는 등 14%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오락가락’ 가격정책이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재팬토바코를 비롯한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2011년 4월부터 불과 10개월 사이에 원가인상 등을 이유로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판매부진을 겪은 제품에 대해서는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했고 그로 인한 상대적 손해와 혼란은 소비자가 떠안아야 했다. 처음부터 ‘명분 없는’ 인상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과도한 수익을 챙기려 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이들 외산 담배회사들은 국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최근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필립모리스, BAT, 재팬토바코 모두 국내산 잎담배를 단 한 잎도 구입하지 않고 있다. 사회공헌활동도 매출액의 평균 0.1% 수준으로 극히 미미하다. 재팬토바코는 지난해 매출액이 2472억원에 달하지만 기부금은 2억4000만원에 불과해 매출액의 0.09%만을 기부했다. 이 일본담배회사는 2500억원에 달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건강보험공단이 담배업계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낮은 시장점유율을 이유로 소송 대상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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