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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손잡고… ‘e스포츠 가족 페스티벌’ 2만6000여 관객 몰려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가 7~8일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광장에서 마련한 ‘2014 e스포츠 가족 페스티벌’이 가족단위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모든 세대와 가족이 게임을 통해 함께 즐기며 소통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지난해에 이어 기획된 ‘2014 e스포츠 가족 페스티벌’은 행사 취지에 걸맞게, 이틀간 다양한 계층의 가족들과 게임팬들이 현장을 찾아 축제를 즐겼다. 공식 프로그램 참가자만 6220명, 부스 참여자는 2만5600명으로 집계될 정도로 기대 이상의 호응이 이어진 이번 행사는 게임문화를 정착시키고, 세대와 가족 구성원이 게임으로 소통하는 체험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그 오브 레전드> 부스를 찾은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대회에 참가한 가족이 환호하고 있다.

■유치원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세월호 참사’로 일정이 한 달가량 늦춰지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이번 행사는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 행사준비를 위한 파트너들과의 일정 조정은 물론 사전 참가신청을 새로 받아야 하는 등 모든 것이 뒤죽박죽된 탓이다.

하지만 막상 온라인을 통해 재차 참가신청을 받은 결과 사전 참가 신청자가 4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장에는 참가자들뿐 아니라 관람객들의 줄이 이어졌으며, 즉석에서 대회 참가신청을 하는 가족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각 종목의 ‘가족 대항전’대회에서는 부모와 자녀, 친척들이 한 팀이 돼 협동심을 보여주는 등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장애가 있는 동생과 함께 <FIFA 온라인 3> 부스를 방문한 형제, <리그 오브 레전드> 부스에서 최상의 호흡을 보여준 쌍둥이 형제, <리그 오브 레전드>에 참가한 40대 아버지와 아들, 할아버지와 부스를 방문한 손주 등 곳곳에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축제를 즐겼다.

게임대회에 참가한 아빠와 아들.

최다 구성원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한 가족은 6인 가족. <FIFA 온라인 3>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가족은 현장을 방문한 전병헌 e스포츠협회장으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기도 했다.

■‘온 가족 함께하는 e스포츠’ 가능성 재확인

이번 행사의 수확 중 하나는 e스포츠 종목으로서 모바일 게임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점이다. 모바일 게임은 유저층이 넓고 1000만명 이상이 즐기는 게임이 숱할 정도로 저변이 넓다 보니 부모와 자녀, 친척 간에 한 팀을 이뤄 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열차를 타기 위해 광장을 지나던 시민들도 평소 익숙한 게임의 경기가 펼쳐지자 발걸음을 멈춘 채 스크린을 지켜보며 환호를 보내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포코팡>을 즐기며 색깔에 대한 공부를 하는가 하면, 4~5세 형제가 <윈드러너> 메인 무대 종목에 출전해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 <다함께 붕붕붕>은 유독 아버지와 아들 조합이 많이 참가해 눈길을 모았다.

연인들의 참가도 많았다. 여자친구와 <FIFA 온라인 3>을 체험하며 축구의 룰을 알려주는 커플들이 많았으며 <하스스톤:워크래프트의 영웅들> 종목에 참가한 연극배우 커플은 많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하스스톤>에는 유독 외국인 참가자들의 발길이 많아 이채를 띠었다.

■e스포츠는 디지털 시대 가족소통의 도구

게임은 유소년과 청소년이 가장 즐기는 디지털 놀이문화다. 여기에 1980년대 동네 오락실에서 ‘전자오락’을 즐기던 청소년들이 어느새 가정을 이룬 30~40대가 되면서 게임은 가족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소통의 수단이 됐다. 하지만 게임을 자녀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유해물’로 여기는 부모가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다.

이번 행사는 e스포츠를 통해 게임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면을 조명해 ‘디지털 시대 가족소통의 도구’로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전병헌 회장도 양일 모두 현장을 방문해 참가자·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노력했다. 개막식 후 모든 종목의 부스를 돌며 참여한 전 회장은 동석한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함께 <FIFA 온라인 3> 대결을 펼친 데 이어 <포코팡> 최고점수 기록전에 참가해 무려 100만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전병헌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전 회장은 “이런 자리를 통해 게임이 가족들 간의 소통에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또 새로운 매개체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어 뜻깊었다. 앞으로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재 차관은 “해외에서 한국 e스포츠 프로게이머들을 향한 관심과 응원이 드라마나 영화의 한류 못지않다. 그만큼 e스포츠가 문화 콘텐츠로서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행사가 e스포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도록 꾸준히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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