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내심 바닥’ SK, ‘항명’ 스캇 징계+퇴출 가능성

불신이 만든 상처가 깊어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SK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잦은 부상으로 꽤 오랜 시간 제 몫을 하지 않는 가운데 구단과의 갈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가운데 그의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스캇은 지난 15일 문학 SK-한화전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이만수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감독에게 폭언을 퍼붓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스캇은 취재진 앞에서도 “나는 몸을 관리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 그런데 구단에서는 다른 재활 방식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감독을 비롯한 SK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사실상 타격 부진으로 1군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자신의 기용 문제와 처우로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에 SK의 믿음과 인내도 바닥이 났다.

루크 스캇. 스포츠경향DB

SK 관계자는 “감독에게 일종의 항명을 한 것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에서 선수가 감독에게 항명하는 것은 징계 대상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을 스캇 역시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봉합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측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 스캇의 중도 퇴출은 시간 문제다. 다만 차후 재발 방지 차원의 징계 여부를 두고 구단 내부적으로 의견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실 스캇은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용병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였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험 뿐만 아니라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준수한 타격 실력을 뽐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메이저리거라는 자부심과 개인 성향이 강해 팀이 요구하는 역할에는 몰입하지 못했다. 까다롭게 구단에 대우를 요구하면서도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시즌 초반 손목을 다친 뒤로 옆구리, 발바닥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 경기에 뛰는 시간보다 벤치, 재활군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스캇은 16일 현재 33경기 출전에 그치며 2할6푼7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기대했던 장타도 없다. 스캇이 느긋하게 자신의 시간을 요구하는 사이에 스캇의 포지션인 지명타자와 외야에는 각각 이재원과 공·수·주를 두루 갖춘 준수한 젊은 선수들이 채웠다.

성적만 보면 이미 퇴출 대상이지만 SK가 그 동안 인내심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로 부상에서 회복하면 팀에 보탬이 돼 줄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도 져버리고 말았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