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트로트엑스 女스타 이지민 “심수봉 선배에게 필 받고, 장윤정 선배가 날 이끌어줘”

가수 이지민(25)은 요즘 트로트계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트로트 가수 특유의 꺾임 창법이나 요란한 ‘반짝이’ 의상 없이도 그는 대중 상당수를 사로잡고 있다.

최근 종영한 Mnet <트로트엑스>를 한 번이라도 접해봤다면 이지민의 활약이나 스타성은 더욱 쉽게 체감해볼 수 있다.

아쉽게도 이지민은 대회 마지막 결선 무대에서 우승패를 안아들지는 못했지만, 방송 내내 화제를 뿌린 스타로 통해왔다. 그가 노래를 부르는 날이면 어김없이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이지민’이라는 이름이 들어섰다.

가요계 종사자들도 <트로트엑스>가 낳은 남자 스타로 ‘미스터팡’을, 여자 스타로는 ‘이지민’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젊고 매력적인 외모에다, 구수하게 읊어 대는 노래 가락이 트로트의 매력을 새삼 일깨워줬다는 평가가 많다.

굳이 따지자면 이지민은 ‘심수봉’ 계통이다. 과장된 음색이나, 외형 없이 그저 차분하고 평범하게, 그리고 짙게 노래한다.

“많이들 알아보세요. 행사도, 섭외도 늘어 났고요. 난생 처음으로 팬카페도 생겼고, 사진을 같이 찍자거나 사인을 해달라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누군가 저를 알아본다는 건 기쁜 일임에 분명해요.”

최근 스포츠경향을 찾은 이지민은 가뜩이나 밝은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그는 “그 사이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부대 실용음악과에서 보컬 전공으로 수학중이기도 한 이지민은 요즘 세대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의 20대다. 중부대 실용음악과에서 트로트를 전문으로 하는 이는 이지민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지민에게는 ‘모태 트로트’라는 별명도 늘상 따라붙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 트로트로 전향한 보통의 트로트 가수들과 크게 다른 경우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이미자, 심수봉의 노래를 입에 달고 다녔고, 애초부터 꿈은 ‘트로트 가수’였다.

“아버지께서 과거 (음악)테이프 공장을 하셨어요. 집에 가면 늘 테이프가 가득 했었어요. 뛰어난 선배님들의 음악이 집에서 항상 울려퍼졌고요.”

좋은 외모와 가창력 때문에 아이돌 혹은 발라드 가수를 제안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이도 젊은데 왜 트로트를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요즘 인터뷰 할 때도 그렇고요. 저 솔직히 ‘왜’라는 질문에 대답 조차 못하겠어요. 그 질문을 받으면 그냥 ‘멍’해져요. 그냥 트로트가 좋은데, 내 몸이 제일 좋아하는데 ‘왜’라니요?”

트로트 선배 장윤정은 특히 이지민에게 큰 힘이 됐다.

이지민은 “트로트 가수가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기가 힘든 데도 선배는 그 경계를 깨주었다”면서 “선배가 어느 방송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큰 위로를 얻었고 그것에 내게 지금까지 큰 버팀과 용기가 됐다”고 말했다. “

그는 “트로트의 맛을 보게 해준 분은 심수봉 선배, 나를 지금으로 이끌어준 분은 장윤정 선배”라고 말했다.

“트로트의 매력은 수두룩하답니다. 모두 다 즐길 수 있다는 장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일 테고요. 어느 자리라도 가보세요. 다들 웃으며 손뼉을 쳐주는 노래가 바로 트로트예요. 경계하지 않으면서도 몸으로 즐기는 그런 노래지요.”

이지민은 또 “예전의 트로트를 들어보면 정말이지 많은 시대상과 인생, 그리고 한과 삶을 담아내는 것같다”면서 “나도 그런 깊이 있는 트로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민은 <트로트엑스>를 통해 얻은 게 너무 많다.

그는 “나처럼 트로트에 큰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좋았고 그런 분들과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는 것도 감격스러웠다”며 “정말 많이 웃고, 또 울었던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눈물이 많지 않았던 아이인데 너무 툭하면 자주 울어서 사람들이 ‘울보’라고 여길까봐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친구들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던 순간을 캡처해 수차례 문자 메시지로 보내왔다. 모친도, 조모도 유명해진 이지민을 크게 자랑스러워한다. 그는 “엄마가 그렇게 행복해하시는 걸 처음 봤다”고 말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 기사 밑에 ‘산전수전 겪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어가있다’는 댓글이 있었는데 잘 보니 아빠의 아이디와 같더군요. 제가 아빠 메일 주소 만들어줬으니 제가 알 수밖에 없고요. 평소 무뚝뚝한 아빠인데, 그렇게 나마 딸의 목소리가 좋았다고 말하고 싶었나봐요. 이 인터뷰 나가면 아빠가 깜짝 놀라실텐데…. 아마 태어나서 처음 다신 댓글이 아닐까 싶네요.(웃음) 아빠가 만약 그 일(음반 공장)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겁니다. 제게 이런 운명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꼭 드리고 싶어요.”

최근 이지민과 함께 그가 발표한 노래 ‘붕붕붕’도 동반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수 이승철의 노래를 주로 쓰는 유명 작곡가 전해성이 처음으로 만든 트로트곡인데 이지민의 목소리와 궁합이 절묘하다.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중독성이 있다.

“트로트 하기 참 잘한 것 같아요. 모두가 아이돌, 발라드 가수를 하라고 했는데, 제가 하고 픈 걸 지켜내서 더 더욱 뿌듯하고요. 반짝 가수로 그치지 않고 항상 기억되는 가수가 되려합니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심수봉 선배처럼 피아노도, 기타도 치면서 차분히 노래하는 그런 트로트 가수로 오래 노래하겠습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