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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함성’ 엘롯기두의 4강 바늘구멍 뚫기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아도, 좁아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더구나 덩치 큰 네 팀이 모여 있다. 페넌트레이스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로 접어들며 시선이 집중된 곳은 역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이 담겨 있는 4위 자리다. 일단 상위 3팀과 4위 롯데와 간격은 6게임으로 꽤 거리가 있다.

이와 달리 롯데는 5위 두산과 3게임, 6위 KIA와는 3.5게임차가 난다. 7위 LG와도 5.5게임차다. 남은 경기수를 감안하면 추격권에 있다.

4팀은 프로야구 전반기 레이스를 주도하지 못했지만 흥행 구도에서는 중심에 섰다.

두산과 LG는 잠실구장, 롯데는 사직구장 그리고 KIA는 신축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를 쓴다. 전반기 관중 동원에서 두산은 평균 1만8236명으로 가장 많았고, LG가 1만7643명으로 뒤를 이었다. 롯데가 1만5022명으로 3번째 자리를 지킨 가운데 KIA는 1만2186명으로 인천 문학구장을 쓰는 SK에 이어 5위를 달렸다. 네 구단의 움직임으로 어림잡아 400만명에 가까운 관중 동원이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네 구단은 모두, ‘못해도 4강’에 턱걸이하려는 바람이 크다.

롯데는 지난해 5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던 행보가 끊긴 터라 포스트시즌이 다시 간절해졌다. 4강을 사수하며 내심 3위 NC 따라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남 라이벌로 분류된 NC의 가을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장외에서 지켜보는 것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올해가 기회라면 기회다. 외국인 투수 2명에 장원준·송승준까지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갖춰진 데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와 자유계약선수(FA) 최준석 영입으로 일본에서 뛰는 이대호에 대한 그리움도 상당 부분 씻었다. 대부분 전문가들도 4위 싸움을 하는 팀들 중에는 롯데를 1순위로 꼽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을 강타한 ‘타고투저’를 제대로 겪은 팀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이력에서 ‘준’자만 빼겠다는 열망을 보이며 삼성과 선두싸움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6월로 접어들며 급락했다. 마운드 열세 때문이었다. 두산은 전반기를 팀 타율 선두(0.299)로 마쳤지만 팀 방어율이 6위(5.82)에 머물렀다. 팀 순위는 팀 타율보다 팀 방어율 순위에 더 가까웠다. 최하 4위 확보를 위한 길도 마운드에 있다.

KIA는 몇 해째 와신상담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지난 2년 동안 4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올해도 부상 선수들이 줄이어 나오며 바닥에서 시작했으나 오히려 전반기 막판 상승세로 기대감을 키웠다. 줄부상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잇따른 부상선수 복귀로 전력이 나아진 가운데 후반기를 맞을 수 있게 됐다. KIA는 모로 가도 4위까지는 가야 한다는 심정으로 22일 후반기 첫 경기를 맞이한다.

LG는 4강권에서 다소 거리를 둔 레이스를 해왔다.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LG 감독도 한 계단씩 올라가며 상황을 보겠다고 했는데 조금은 욕심을 내볼 만한 시점에 이르렀다. LG는 양 감독 합류 뒤 25승21패로 안정감 있는 레이스를 하고 있다. 이 기간 팀 방어율이 4.59로 NC(4.12)와 삼성(4.34)에 이어 3번째로 좋았다. 승수와 패수 차이도 ‘-9’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쟁에는 일단 가세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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