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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켜지지 않는 TV, 그리고 10초

롯데는 22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1루 측 더그아웃과 라커룸을 연결하는 통로에 50인치 LED TV를 설치했다. 후반기부터 시작되는 심판 합의판정에 대비한 것이었다.

하지만 경기 직전에 롯데 측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연락을 받았다.

사직구장에서 나온 기사를 통해 TV가 설치된 위치를 파악한 KBO는 “TV를 켜면 안된다”라고 했다.

대회요강 26조에는 ‘경기 중에 구단 직원 및 관계자는 무전기, 휴대전화, 전자기기 등 정보기기를 사용해서 감독, 코치, 선수에게 그 경기에 관한 정보제공을 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KBO는 롯데가 TV를 설치한 위치가 더그아웃에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사직구장에 설치된 심판판정제용 TV.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시진 감독은 23일 “KBO가 TV를 설치할 장소를 지정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전날 경기 직전 꺼진 TV는 다음날 까지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더그아웃 통로 위쪽에 설치돼 있었다. 롯데 관계자는 “설치 전에 문의했을 때에는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심판 합의판정제가 도입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변수 중 하나였다. 그 결과 TV 설치의 기준이 잡히게 됐다.

이날 TV 외에 화두로 떠오른 것은 ‘10초’에 관한 문제였다.

경기가 종료되는 아웃카운트나 이닝의 3번째 아웃카운트에 대해서 감독이 합의판정을 신청할 경우 10초안에 필드 안으로 나와 신청해야 한다.

김 감독은 “10초는 쉽지 않다. 필드까지 나오는데 TV를 확인해야하는데 중계화면은 4~5초 정도 시간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10초에 관한 규정에 대해 말했다.

류 감독은 “TV 화면의 시간 차가 이미 10초 정도 난다”며 중계 화면으로 확인한 뒤 10초 안에 필드 안으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10초 안에 신청할 때에는 도박으로 걸어야 한다”며 “경기 후반에 중요한 순간에 한번 써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반기 첫 경기인 22일 4개 구장에서는 심판 합의판정이 나오지 않았다. 사령탑들은 “우선 해 봐야 한다”라며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 화두로 떠오른 TV 설치 위치와 10초 판정 등도 실제로 심판 합의판정제가 실시된 뒤에 현실 가능성에 대해 평가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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