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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만루포’ 최경철 “만루에 더 집중 잘 돼”

이 남자, 요즘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다.

최경철(34·LG)이 만루의 사나이로 변신 중이다.

타자라면 누구나 듣기만 해도 욕심이 나는 동시에 긴장감이 밀려드는 만루 상황. 기회를 잘 살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최경철은 요즘 만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계속 하고 있다.

최경철은 23일 광주 KIA전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0-3으로 뒤지던 4회초 1사 만루 KIA 선발 데니스 홀튼의 슬라이더를 당겨 좌측 펜스를 넘겼다.

생애 첫 만루홈런. 2004년 SK에서 프로 데뷔한 뒤 10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치지 못했던 만루홈런을 이날 쳤다. 게다가 단숨에 승부를 뒤집은 결승 홈런이었다. 홀튼은 이 홈런을 맞고 결국 강판됐다.

2012년 넥센을 거쳐 지난해 트레이드로 LG에 오기까지 무명이나 다름없던 백업 포수 최경철은 요즘 LG 타선에서 가장 잘 나간다.

이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 15타수 6안타로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만루에서는 타율 4할2푼9리를 치며 17타점을 올렸다.

15일 삼성전에서도 8회말 2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쳐내 생애 첫 한 경기 4타점을 올려 LG의 승리를 이끌더니 이날은 만루홈런까지 쳤다.

데뷔 후 주로 2군에서 보냈던 최경철이 1군에서 뛰고 있는 것은 이번이 8시즌째다. 그 사이 홈런은 딱 3개 있었고 그 중 2개는 올해 쳤다. 데뷔 첫해인 2004년 딱 한 번 홈런을 친 이후 10년 동안 없던 홈런을 올해 다시 개시한 최경철은 이제 만루홈런까지 치며 시즌 3호·통산 4호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친 만루홈런처럼 최경철의 프로야구 선수 인생도 다시 시작하는 요즘이다.

최경철은 “김무관 타격코치님이 ‘스윙궤적 좋아졌으니 자신있게 들어가라’고 하셔서 믿고 자신있게 초구부터 노렸다. 역전 홈런이라 더 기분 좋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하며 “그저 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한다. 만루에서는 더 집중이 잘 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만루 활약 비결에 대해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아직 많이 부족하다. 매 경기 배우는 자세로 출전하고 있다”며 “투수들이 조금이라도 덜 실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최경철의 만루홈런을 시작으로 LG는 4회에만 9점을 뽑은 끝에 11-8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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