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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대흥행, K리그 앞길 말해줬다

2014 K리그 올스타전은 ‘흥행 대박’이었다.

지난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은 한여름밤의 멋진 축구 축제였다. 무더위와 집중 호우가 이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5만113명의 관중이 찾아 역대 올스타전 관중 순위 5위를 기록했다. 5만 관중이 넘은 것은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1만1148명만 들어오는 흥행 참패를 단숨에 만회했다.

프로축구연맹의 대대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연맹은 2000년대 한국 축구의 상징인 박지성의 은퇴를 올스타전 테마로 선택했고, 다양한 선수를 참여시키고 흥미로운 마케팅을 펼치며 큰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박지성이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프로축구 K리그 올스타전에서 골을 넣은 뒤 거스 히딩크 감독 품으로 안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근호(상주)의 트랙터 시리즈 동영상으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고 감독들의 심판 변신과 선수들의 이어달리기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팬들에게 다가간 게 효과적이었다. 선수들도 경기 내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팀 박지성’의 강수일(포항)이 첫 골을 넣은 뒤 보여준 ‘다문화’로 지은 3행시가 적힌 언더셔츠도 인상적이었다. 감동과 재미를 모두 잡은 이번 올스타전은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축구팬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다.

올스타전의 흥행은 K리그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더 많은 스타를 기르고 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팬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이번 올스타전은 콘텐츠 자체도 훌륭했지만 많은 관중을 끌어모은 1차적인 요소는 역시 은퇴한 박지성과 이영표라는 두 걸출한 스타의 힘이었다. K리그에서도 더 많은 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힘써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선수는 물론 구단과 연맹 차원의 전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스타를 통해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어 흥행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봉 공개 이후 많은 구단들이 모기업의 투자 축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타급 선수들이 K리그를 떠나고 있다. K리그를 운영하는 구단과 모기업들의 사고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스타전 MVP 박지성은 “K리그를 활성화할 수 있는 씨앗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거처럼 잠깐 자라다 마는게 아니라 이젠 튼실하게 키워내 리그 활성화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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