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쾌투 12승’ 류현진, 세가지 장애물 넘었다

그저 마운드에서 잘 던지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

28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원정 샌프란시스코전. 류현진은 후반기 첫 등판이던 지난 22일 원정 피츠버그전에서 7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꿰찬 여세로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지만, 일상적인 등판과 달리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았다.

우선 살얼음 선두경쟁을 하는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경기인 데다 홈관중이 대세인 곳에서 던지는 게 부담이 없지 않을 수 없었다. 다저스 벤치에서 이번 시리즈에서 선발 로테이션까지 조정한 터에 류현진이 그저 가볍게 던지기는 쉽지 않았다.

상대 선발도 급작스럽게 바뀌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샌프란시스코가 보스턴에서 전격 영입한 사이영상 출신 제이크 피비와 대결했다. 당초 선발이 ‘임시직’이던 유스메이로 페티트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버거운 상대를 만난 것이었다.

국내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들은 보통 다른 팀 선발 카드를 궁금해하곤 한다. 류현진 역시 피비를 전혀 의식하지 않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왼손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다음 자리에 나서는 것도 유리할 게 없었다. 상대가 바뀌면 몰라도 같은 팀과 시리즈를 벌이는 중에 앞선 경기에서 같은 왼손투수가 나오는 게 결코 이로울 게 없다. 더구나 커쇼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왼손투수로 지난 27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2안타 완봉쇼를 벌였다.

류현진으로서는 일종의 ‘익숙함’에서 손해를 본 경기였다. 후반기 로테이션 조정 과정에서 달라진 등판 순서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류현진다운 피칭을 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거의 영향 없는 내용의 경기를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넘어서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낚아내며 3실점만 해 4-3의 리드를 지키고 7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