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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커쇼에게 배운 슬라이더가 주효했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새 슬라이더 장착으로 강해지고 있다.

류현진은 28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경기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12승을 올린 뒤 새로 배운 슬라이더를 더욱 갈고 닦고 체인지업 등 다른 구질의 완성도도 함께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총 103개의 투구수 가운데 슬라이더를 31개나 던진 류현진은 “이제 (슬라이더는) 안 던져서는 안 될 공이 된 것 같다. 세 경기 연속으로 슬라이더 때문에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 앞으로 이 공을 계속해서 똑같이 던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LA 다저스 류현진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의 슬라이더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팅리 감독은 “슬라이더가 더 좋아졌고 패스트볼도 충분히 강했다”며 “그는 상대방이 누구든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슬라이더를 던지기 시작한 것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4일 샌디에이고전부터였다. 류현진은 “그립 등 던지는 요령을 배운 것은 (실전에서 그 슬라이더를) 던지기 약 일주일 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류현진이 슬라이더를 던지기까지 팀 동료이자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의 도움이 컸다. 이날 ESPN의 중계진은 경기 진행 중 가진 커쇼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오늘 당신과 같은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일단 그립을 잡는 것을 배웠다”며 “어떻게 던지느냐를 구체적으로 배운 건 아니고, 커쇼가 (슬라이더를) 던지는 비디오를 봤는데 팔 동작에서 슬라이더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예전에 슬라이더 던질 때보다 팔을 좀 더 높였는데, 그게 주효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3주간의 재활 기간 동안 릭 허니컷 투수코치에게 커터성 슬라이더를 배워 장착하기도 했다. 이번에 커쇼를 통해 배운 슬라이더로 시즌 도중에 슬라이더만 두번 배운 셈이다. 류현진은 “두 가지 다 던져 봤는데 지금 던지는 게 가장 나한테 잘 맞았던 것 같다. 그 전에 배운 것은 커터 비슷하게 배웠기 때문에 슬라이더랑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구종은 잘 진행되고 있지만 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힘을 조금 잃은 상태다.

류현진은 “일단 슬라이더만 신경 쓰다 보니까 체인지업에 조금 소홀해졌던 것 같고, 이제 체인지업도 연습할 때 많이 던지면서 다음 게임부터는 좋게 만들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5회 2사 후 버스터 포지를 상대할 때 3구째까지 던진 체인지업이 모두 볼로 들어갔다. 류현진은 “그 때 좀 짜증 났다”며 미소를 지어보인 뒤 “슬라이더와 패스트볼은 잘 들어갔다. 지금 체인지업 때문에 머리가 좀 아프다”고 했다. 결국 포지에게 홈런을 맞은 류현진은 “실투인데 잘 치는 타자들이 역시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류현진은 “슬라이더 때문에 팔 각도를 좀 올리다보니 제구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체인지업에 영향이 있다고 봤다. 이어 “그래서 다음 게임부터는 다시 고치려고 한다. (던지는 모든 구질을) 다 잘하고 싶다. 다 잘해야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LA 타임스’는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은 이번 3연전 중 유일하게 팽팽했던 경기에서 충분히 잘 던졌다”며 “3점을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잡아내며 6이닝을 효율적으로 투구했다”고 평가했다.

ESPN은 “류현진은 최근 다섯 차례 AT&T파크 원정에서 4승1패, 최근 11차례 원정에서 8승2패를 기록했다”며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의 14승에 2승 차로 따라붙었다”며 개인 최다승 기록 경신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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