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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더 가르쳐 준 커쇼, “이제 내가 체인지업 배울 차례”

류현진(27·LA 다저스)의 새 무기, ‘슬라이더’를 가르쳐 준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탐내고 있다.

류현진은 최근 ‘고속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는 동안 삼진을 잡아내는 주무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종전 83~84마일이었던 구속을 87~88마일까지 끌어올리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심지어 28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최고구속 90마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고속 슬라이더’는 커쇼의 가르침에서 나왔다. 류현진은 “커쇼가 (슬라이더를) 던지는 비디오를 봤는데 팔 동작에서 슬라이더가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예전에 슬라이더 던질 때보다 팔을 좀 더 높였는데, 그게 주효하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커쇼는 ‘제자’ 류현진의 슬라이더에 대해 “겨우 2경기만에 자기 공으로 만들었다. 나보다 훨씬 빠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커쇼는 이날 경기 도중 ESPN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5년 전과 지금의 내가 가장 다른 부분은 이제 슬라이더를 던지게 됐다는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속구와 커브밖에 없었는데, 최근 2년 정도 슬라이더가 통하면서 더 다양한 공을 던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커쇼는 이어 중계진이 ‘류현진이 커쇼로부터 슬라이더를 배웠다’고 하자 “겨우 2경기만에 주무기가 됐다. 굉장히 빠르게 던지고, 공 끝이 지저분하다”고 말했다.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커쇼는 “내가 슬라이더를 가르쳐줬으니 류현진도 나한테 체인지업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커쇼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는 중이다. 불펜 피칭을 할 때마다 체인지업을 던져보면서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전에서도 조금씩 던진다. 커쇼는 “지난 샌프란시스코전에는 1개도 안 던졌지만 그 앞선 경기에서는 체인지업 3개를 던졌다”며 “평균 한 경기에 2~3개 던지며 시험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레슨’이 있으면 더 빨리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커쇼는 “(류현진과 달라서)아마 6년쯤 걸리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커쇼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중계진의 한 마디가 울림이 있었다. “커쇼가 체인지업까지 던지게 되면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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