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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쿠젠 ‘손’ 4만7천명 홀렸다

33도의 폭염보다 ‘핫 가이’ 손흥민(22·레버쿠젠)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더 뜨거웠다. 30일 LG전자 초청 레버쿠젠과 FC서울의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용광로 같았다. 뜨거운 기온에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더해져 경기장은 시종 펄펄 끓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 최고의 ‘대세남’으로 우뚝 선 손흥민의 인기는 대단했다. ‘SON’이 새겨진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경기장에는 손흥민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여러 개 걸렸다. ‘흥해라 손흥민? 흥했다 손흥민!’ ‘사랑방 SON님과 어머니’ ‘톱 스코어러 손 커밍 순’ 등 대형 현수막은 물론이고 팬들이 직접 손흥민의 이름을 쓴 응원카드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날 무더위 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은 팬은 4만6722명. 손흥민이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처음 국내로 온 경기를 보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25일 프로축구 올스타전에 이어 ‘상암벌’은 또 한번 한여름밤 축구쇼로 달아올랐다.

전날 걸그룹 걸스데이 민아와의 연애가 보도된 이후라 손흥민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져 팬들은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큰 관심을 보였다.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골을 성공시킨 슈테판 키슬링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4.07.30 /상암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처음 국내에서 경기를 치르는 손흥민도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무더위 속에서도 빠르고 폭넓은 활동을 보였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 선발 출전했지만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공격 진영 전 영역을 골고루 누볐다. 전반 초반 왼쪽에 있다가 어느새 중앙 처진 스트라이커로 자리하면서 어시스트와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가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팬들은 손흥민이 볼을 잡을 때마다 큰 함성을 보냈고 손흥민도 인상적인 플레이로 화답했다.

전반 6분 역습 패스를 받아 오른쪽 벨라라비에게 전하며 슈팅을 돕더니 3분 뒤에는 가운데에서 왼쪽 대각선으로 보에니쉬에게 정확히 패스해 감탄을 자아냈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오른쪽으로 이동해 페널티 박스 밖에서 왼발로 중거리슛을 날리며 첫 슈팅을 신고했다. 골대로 정확히 날아간 유효슈팅이었다.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태극기가 그려진 축구화를 신고 경기를 하고 있다. 2014.07.30 /상암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손흥민은 후반 시작 1분 만에도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비껴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에는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공격진을 휘저었다. 슈테판 키슬링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28분에는 손흥민의 개인기와 센스가 번뜩였다. 머리 위로 넘어오는 로빙패스를 받아 역동작에서도 가슴 트래핑 후 패스해 키슬링의 슈팅을 도왔다. 슛이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에 걸려 도움이 되지 못했으나 손흥민의 재치있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3분 페널티박스를 돌파하며 마지막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손흥민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팀에 합류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국내팬 앞에서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2014~2015시즌 분데스리가에서도 ‘손세이셔널’의 질주가 계속될 것임을 알렸다. 축구팬들은 경기 후 힘찬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한국 축구의 희망 손흥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레버쿠젠 선수들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가 끝나고 한국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14.07.30 /상암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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