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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AG 출전은 ‘양날의 검’?

손흥민(22·레버쿠젠)이 ‘코리안투어’를 마치고 1일 독일로 돌아갔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차출 여부를 놓고 독일에서 최종 회의를 할 예정이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한 의지가 높지만 소속팀을 비울 경우 올 시즌 주전 경쟁이 험난해지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흥민은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에 대해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내가 섣부르게 이야기할 수는 없다. 구단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싶어한다. 국제대회 금메달이라는 영광과 병역 특례 혜택이라는 덤까지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2015 새 시즌을 놓고 본다면 손흥민에게 아시안게임 출전은 주전 경쟁의 적신호가 될 수 있다. 레버쿠젠이 올 시즌 공격진에 새로운 얼굴을 대거 보강해 선수층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레버쿠젠 손흥민이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한국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레버쿠젠은 올 시즌을 앞두고 뉘른베르크에서 뛰던 스위스 국가대표 요십 드르미치(22)와 함부르크의 샛별 하칸 찰하노글루(20)를 영입했다. 여기에 측면 요원 카림 벨라라비(24)를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임대복귀시켰다. 드리미치는 지난 시즌 17골로 분데스리가 득점 3위에 오른 영건 공격수이고, 찰하노글루도 지난 시즌 11골을 터뜨린 샛별이다. 벨라라비는 지난 29일 FC서울전에서 현란한 드리블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르미치는 중앙 공격수여서 손흥민과 경쟁관계로 보기 어렵지만 중앙과 측면을 소화하는 찰하노글루와 측면이 주 포지션인 벨라라비는 손흥민의 경쟁자로 꼽힌다. 여기에 기존 측면 공격수 율리안 브란트(18)와 로비 크루스(26)도 버티고 있어 팀내 측면 공격진은 포화상태다.

잠재능력이 풍부한 어린 선수들이 많은 측면은 레버쿠젠에서 가장 치열한 주전 경쟁터가 됐다. 물론 지난 시즌 10골을 넣으며 먼저 자리를 잡은 손흥민이 반걸음 정도 앞서 있지만 방심하거나 부진이 이어지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즌 초반은 지휘봉을 새로 잡은 로저 슈미트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아야할 중요한 시기다. 손흥민이 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에서 새로운 공격수들이 감독의 신뢰를 얻는다면 팀복귀 후 주전 경쟁이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 만약 아시안게임을 뛰고 금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는 심리적 아픔까지 더해져 더 큰 후폭풍에 시달릴 수도 있다.

박찬하 채널 더 M의 분데스리가 해설위원은 “레버쿠젠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까지 감안해 공격진을 크게 보강해 스쿼드가 한층 탄탄해졌다”면서 “공격진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이날 출국장에서 “난여러 가지 면에서 잘 준비해서 지난 시즌보다 멋있는 모습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굳게 다진 것도 이런 팀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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