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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넥스트’ 애덤 윈가드 감독 “원래 의도에 충실해야 좋은 공포 영화”

애덤 윈가드(32) 감독은 장르 영화에서 눈에 띄는 이력을 쓰고 있다. <V/H/S: 죽음을 부르는 비디오>로 2012년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영화제에 진출했고, <더 게스트> 역시 선댄스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 초청받았다. 2011년 몬트리올에서 열린 판타스티아 영화제에서는 ‘애덤 윈가드 감독 특별전’까지 열어 줬을 정도다. 새로운 장르 영화를 만들어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애덤 윈가드 감독과 e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애덤 윈가드 감독

- <유아 넥스트>에서 남자가 아닌 청순한 외모의 여주인공 에린에게 강력한 힘을 부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강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 건 최근 몇몇 작품들에서 보이는 경향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그 표현 방식이 적절치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2003년에 리메이크된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에 나오는 제시카 비엘의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에린 캐릭터의 원형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연기는 왠지 진정성이 결여되어 보입니다. 그녀를 과도하게 성적 대상으로 강조하거나 노골적인 페티시즘이 반복되는 연출 때문에 그녀가 실제 존재할 것 같은 인물로 느껴지지가 않는 거죠. 제 목표는 이런 스타일의 강한 여성 캐릭터 중에서 최고의 버전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 대부분의 공포 영화들이 괴기스런 음악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유아 넥스트>는 효과음은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오히려 공포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는데, 효과음을 배제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배경 음악보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운드에 기반을 두었어요. 그래서 드와이트 트와일리의 곡이 사용된 부분이 더 부각되죠. 영화의 톤이 좀더 희극적으로 흘러감에 따라 음악의 톤이 함께 바뀌게 만드는 건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서 사운드는 점점 더 80년대의 신시사이저 스타일로 강조되었죠.”

- 적들의 주된 무기로 석궁이 등장하는데요. 다양한 총기류가 발달한 지금, 석궁이라는 무기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었던 효과는 어떤 것인가요.

“악당들이 석궁을 사용하는 이유는 총알보다 화살이 더 추적하기 어려울 거라는, 아마도 그게 악당들이 판단한 논리라고 상상했죠. 그리고 동물 가면을 쓴 악당들이 사냥꾼들 사이에서 비겁한 도구로 간주되는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뭔가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 어떤 방식의 공포 영화가 좋은 공포 영화라고 생각하십니까.

“원래의 의도에 충실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어떤 장르일지라도 통하는 말이긴 하겠지만, 많은 경우에 제작자들은 장르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거나, 자신이 보았던 공포 영화를 단순히 모방해서 만들려고 하죠. 그런 건 대부분 손쉽게 돈을 벌려고 만들어지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그 장르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소위 말하는 나쁜 공포 영화일지라도 위대한 요소를 갖게 마련이죠. 관객의 한 명으로서, 대형 스튜디오에서 만든, 매끈하게 다듬어졌지만 활기라고는 전혀 없는 영화보다는 루치오 풀치 감독이 만든 어수선하고 엉망진창인 작품을 택하겠어요.”

-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될 예정인 <더 게스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70년대 말과 80년대에 만들어진 존 카펜터 감독의 영화들과 사립탐정이 등장하는 범죄물 <캐논>에 대한 향수를 담은 스릴러인데요. 말하자면, 히치콕의 <의혹의 그림자>가 <터미네이터>를 만나돼,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소는 영화 <할로윈>의 마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한여름, 영화 <유아 넥스트>를 만나게 될 한국 관객들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영화를 보면서 맘껏 웃어도 좋습니다. 그런 의도로 만든 장면들이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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