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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 “힘든 석 달 동안 집에만 있었다”

이용대(26·삼성전기)는 ‘두문불출’했다. 석달 동안 가능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생활을 해야 했다. 지난 1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도핑 검사 관련 소재지 보고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 동안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재심 요청 노력에 따라 지난 4월 힘겹게 징계가 취소되는 과정을 거쳤다.

징계 취소가 이뤄지기 전까지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의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징계에 당황했고, ‘실제 약물을 복용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에 몸둘 바를 볼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로 ‘살인 윙크’와 함께 온 국민의 관심을 받는 선수가 됐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죄인처럼 몸을 숨긴채 살아야 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막을 30일 앞둔 20일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 강윤중 기자

이용대는 20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서 “제가 올해 개인적으로 안 좋은일이 있어서 이번 아시안게임 각오는 국가대표가 아닌 저 개인으로도 남다르다. 때문에 더 많이 준비했고, 이제 30일 남았는데 더 많이 준비해서 꼭 금메달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데이 뒤 만난 이용대는 마음 고생 심했던 석달 동안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이용대는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훈련을 할 수 없었으니까, 그냥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다행히 근처 체육관이 있었고, 그곳에서 꾸준히 몸만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인 훈련의 노력이 팀 훈련에 비해 적을 리 없지만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징계가 풀린 뒤에야 팀 훈련은 물론 대표팀 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복귀 뒤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유연성(28·상무)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에서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지난 15일 발표된 BWF 세계랭킹에서 인도네시아의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마드 아흐산 조를 2위로 밀어내고 랭킹 1위에 올랐다.


이용대 개인으로도 이번 아시안게임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용대는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참가했지만 공교롭게도 금메달을 1개도 따지 못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용대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자 마지막 금메달이 된다. 이용대는 “개인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대회부터는 일정이 바뀌어 2019년에 열린다. 이용대의 나이 서른이 넘는 때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각오가 남다르다. 이용대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2014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22일 출국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제대로 된 모의고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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